"차별화된 글로벌셔터 제품 공략…가성비 전략"
"자동차 넘어 스마트 가전, 로봇 등 확장 예정"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는 28일 경기 성남시 픽셀플러스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사업 목표와 안정적인 매출 발생 시점에 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이미지센서를 만드는 기업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우리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비전이고 꿈”이라고 강조했다.
픽셀플러스는 카메라의 핵심 부품인 금속산화막반도체(CMOS) 이미지센서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화해 우리가 볼 수 있는 디지털 이미지로 생성하는 반도체다. 사람 눈의 망막 역할을 하는 셈이다. 픽셀플러스는 현재 자동차, 보안, 가전,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이미지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픽셀플러스는 현재 주로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픽셀플러스 전체 매출의 90.4%가 자동차 분야에서 나왔다.
특히 고속 이동체 촬영 시 발생하는 영상 왜곡을 최소화하는 기술인 ‘글로벌셔터’ 방식을 적용한 차별화된 제품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픽셀플러스는 글로벌셔터 이미지센서 브랜드 'HiperCat'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4월에는 인공지능(AI) 영상 인식 및 자동차 실내 모니터링에 특화된 130만 화소 제품인 'PG7130KA'를 출시했다.
이 대표는 “운전자의 졸음운전 등을 정확히 잡아내기 위해서는 눈을 깜빡깜빡하는 빠른 순간을 잡아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셔터 이미지센서를 꼭 사용해야 한다”며 “현재 적극적으로 제품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내년 중반쯤 제품 양산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픽셀플러스는 향후 차량용 이미지센서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AI가 접목된 스마트 가전이나 로봇 분야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현재 AI가 최고 화두다. 가전, 로봇 등 AI가 적용이 안 되는 곳이 없다”며 “AI를 기반으로 하는 곳이라면 어떤 분야든지 결국 사람을 인식해야 하는 이미지센서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기반으로 한 모든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미지센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예측하고, 개발하며 키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중국 기업들의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전략이 주요 사업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에 픽셀플러스는 성능을 더 끌어올린 이른바 가성비 전략으로 이를 타파해나갈 방침이다.
이 대표는 “가격을 낮추기보다는 성능을 높여 가성비를 좋게 만드는 전략으로 바꿔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유럽 자동차 시장을 많이 공략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에서는 인도에서 큰 성장이 기대돼 내년 초 전시회를 나가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팹리스 산업 발전을 위해서 대만처럼 정부 주도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우수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설계 분야가 핵심이다. 새로운 설계 기술이 나와야 하는데 그 기술은 결국 학계에서 만들어진다”며 “정부가 세계의 유명 교수진을 데리고 오는 등 학계를 크게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후 포스텍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LG전자에 입사해 1985년부터 1999년까지 CCD 연구개발실장을 맡았다. 2000년 픽셀플러스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2022년 초대 한국팹리스산업협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