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회장 취임후 ‘전자’ 대표이사 첫 선임… 지배구조 관련 ‘제일모직 먼저’ 분석도
최근 시장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예상 시나리오는 크게 이건희 회장의 자녀 3명을 중심으로 그룹을 3개 형태로 쪼개는 방계형 지배구조 개편이다. 이는 현재 자녀 3명의 그룹내 역할 분담에 따른 예상이다. 특히 현재 복잡한 그룹 지배구조상 최상위 역할을 하고 있는 제일모직의 분할을 통한 지주사 설립에 대한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삼성그룹은 지주사 개편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의 임원 등기에 대해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난해부터 일부 주력 계열사에 대해 사업구조와 지배구조를 개편했지만 자녀들을 중심으로 하는 계열분리는 사실상 힘들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을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총수)으로 놓고 그룹 사업부문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진 제일기획 사장이 나눠서 지배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지배권과 경영권 승계의 마무리 작업으로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될 계열사로 삼성전자과 제일모직이 꼽히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핵심 역할을 한 곳이다. 게다가 최근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 문제에 따른 공백도 이재용 부회장이 빠른 시일 내에 등기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이건희 회장의 선례도 참고할 만하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87년 그룹 회장에 오른 후 가장 먼저 대표이사로 선임된 곳이 삼성전자다. 또 이후 다른 주력 계열사들의 비상근 이사로 겸직을 늘려 나갔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제일모직의 등기이사 선임이 먼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자녀간 계열분리가 힘든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과 그룹을 총괄하는 상징적인 자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하는 순환출자 구조가 복잡해 자녀들간의 계열분리는 오히려 자금상 낭비가 발생할 수 있어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며 “향후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계열사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