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AA)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예정금액의 3배에 달하는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전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63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주관사를 맡았고,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가 인수단에 참여했다. 1000억 원씩 발행할 예정인 3년물은 4200억 원, 5년물은 2100억 원 등의 수요를 확보했다. 조달된 자금은 홍콩 첵랍콕 공항 투자와 단기자금대출 상환, 면세상품 구매 대금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다만 물량은 채웠지만, 금리는 높게 형성될 전망이다. 증액 없이 예정대로 발행할 경우 3년물은 개별 민평금리보다 11bp, 5년물은 15bp 높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AA등급 우량 채권의 조달금리가 낮았던 것을 고려하면 등급전망이 하향된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앞서 업계는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이 회사채 수요예측 직전 호텔신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하면서 이번 수요예측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공급 확대와 경쟁심화로 국내 면세점 시장의 영업환경이 나빠진 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면세점 사업이 타격을 입고 있는 점 등을 반영해 호텔신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다. 더불어 고객 유치비용 상승, 임차료 부담이 높아 영업수익성이 악화된 점 등이 등급 전망 하락에 영향을 줬다.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이 해소되고 있는 점 등은 주가에 반영됐으나 장기 투자물인 회사채 투자에 반영되기는 어려웠다”면서 “투자자들이 낮은 금리로 주문을 넣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