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새해를 맞아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가 이어졌다. 이들 CEO들은 올해 경영환경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위기'를 유독 강조했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계속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 등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 커져가고 있다"며 "2020년은 이러한 급변하는 환경 변화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도 "올 한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여건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ㆍ중 무역 갈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세계 경제 악화와 국내 경기 침체, 부동산 규제 강화 등이 위험요소가 될 것이다"고 판단했다.
실제 올해 국내 건설산업 환경은 부동산 규제 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해외 역시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 속에서도 '희망'은 있는 법. 이들 CEO들은 신사업·시장 진출 확대와 원가 절감 내실화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2020년은 시장과 고객에게 우리의 역량과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경쟁력의 근간인 엔지니어링 전문지식을 높이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스마트 건설, 데이터 테크놀로지 등 기술혁신 활동을 프로젝트 성과로 연결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 역시 "저성장 국면에서도 외부 환경에 좌지우지되기보다 더 적극적으로 스스로의 역량을 개발해 흔들림 없이 우리의 길을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으며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도 "해외 신시장 발굴, 인력 고도화 등을 통해 타사와 차별화되는 쌍용건설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해나가자"고 주문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부동산·인프라 금융을 새롭게 언급한 점이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종합 금융부동산 기업으로의 진화는 미룰 수 없는 목표"라며 "그동안 쌓아온 부동산·인프라 개발 노하우와 금융기법의 적극적인 결합은 새로운 변화의 트리거(Trigger)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AMC를 활용한 투자개발, 자산운용사로의 사업 확대 등 신사업 진출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는 19년 신년사에 비해 20년에 새로이 추가된 것"이라며 "국내 건축 시장에서의 사업모델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투게더투자운용'설립 본인가를 승인받았으며, 베트남 개발에 공모리츠를 개발, 상장할 계획이며 GS건설 또한 '지베스코'를 통해 자산운용업에 진출한다"며 "이는 시행사에서 더 나아가 개발/기획, 파이낸싱까지 갖춘 사업모델을 갖추려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리츠를 통해 장기적인 임대 수익 또한 확보할 수 있어, 종합 부동산 개발사로서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