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규제지역 강점 여전… 미달됐던 인근 양평은 분양권 '웃돈'
경기 가평군에서 공급된 신규 분양아파트 청약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평군은 수도권 비규제지역 7곳 중 한 곳으로 청약 흥행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서울과 멀리 떨어진 입지 한계와 3기 신도시 공급 예고 영향으로 기대치만큼 청약 수요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DL이앤씨가 최근 가평군 대곡리에 공급한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 특별공급분은 모두 미달됐다. 전날 진행된 1순위 청약에도 해당지역 모집에선 전용 84㎡A형을 제외하고 모두 미달됐다. 다만 1순위 기타지역 모집에선 전 평형 마감에 성공했다. 평균 경쟁률은 3.45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날 특별공급 청약 신청을 받은 ‘가평 자이’는 전용 84㎡형을 제외하고 모두 미달됐다. 전용 84㎡형 특별공급에는 88가구 모집에 139명이 몰려 1.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평 자이 1순위 청약 신청은 이날 진행된다.
앞서 가평군은 수도권 내 비규제지역으로 청약 흥행에 기대를 모았다. 현재 수도권 비규제지역은 경기 가평·양평·연천군과 이천·여주·동두천·포천시 등 7곳에 불과하다. 비규제지역에서 분양한 단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또 가평군에서 최초로 대형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공급되는 만큼 지역 내 주택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특별공급 청약 결과 대부분 미달됐다.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 1순위 평균 경쟁률(3.45대 1)도 지난해 경기지역 평균 청약 경쟁률(30.2대 1)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은 “특별공급분을 분양받을 자격이 되는 주택 실수요자라면 가평군보다 경기 하남시이나 성남시 또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시 등 경쟁력 있는 곳에 청약통장을 사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평과 서울 간 교통 환경이 개선되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계속되면 비규제지역인 가평군은 언제든지 재조명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2019년 8월 비규제지역인 양평군 양평읍에서 분양한 ‘양평 센트럴파크 써밋’은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 신청 모두 미달됐다. 일부 평형은 2순위까지 미달하면서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이후 지난해 1월 전용 80㎡형 아파트 분양권은 분양가(4억 원)보다 낮은 3억1129만 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분양가보다 2000만 원 이상 오른 4억2670만 원에 팔렸다. 수도권 비규제지역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 증가와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 계획 예비타당성 조사 진행 등 교통 개선 호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평군에서도 철도와 도로 등 역세권이나 교통망 좋은 입지에 있는 브랜드 아파트 단지에는 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와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