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소비자 사업부 존폐 위기
태양광 인버터, 양식장 설치
광산에는 모니터링 시스템 공급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 그동안 회사 성장을 이끌었던 스마트폰 사업의 대안을 찾아 나섰다.
화웨이는 양식업과 광산업 등 틈새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최근 운송업과 제조업, 농업, 기타 산업 등 통신이 아닌 분야에서 기업 고객 명단을 늘릴 것을 지시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한때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에 등극하기도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부의 제재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급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지난해 11월에는 중저가폰 브랜드인 ‘아너(HONOR)’를 매각하기로 했는데, 이는 회사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30%를 차지하고 있었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제재가 계속되는 것은 물론 5G 등 첨단 분야에 대해서는 더 강화될 조짐이어서 스마트폰이 포함된 소비자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회사 성장의 한 축이었던 소비자 사업이 아예 몰락할 위기에 처하자 화웨이는 양식장과 광산업 등 다양한 분야를 모색 중이다.
중국 동부 지역에 있는 뉴욕 센트럴파크 두 배 크기의 양식장에는 전력을 생산함과 동시에 물고기를 과도한 햇빛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수만 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는데 여기에 화웨이 인버터가 들어갔다. 태양광 패널의 전기 출력을 변환하는데 사용되는 화웨이 인버터는 중국 기업이 생산할 수 있는 28나노미터(nm) 반도체가 들어간다.
화웨이는 광산도 새로운 시장으로 주시하고 있다. 런 회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대부분의 IT 회사들은 광산을 개척 시장으로 생각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했다”며 “중국은 약 5300개의 탄광과 2700개의 철광석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해외로도 시장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산시성 광산을 방문해 현지 관계자들과 만나 향후 사업 계획을 논의했다. 화웨이는 산시성 광산에 기계 오작동을 확인하고 산소 농도를 살필 수 있는 무인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했다.
전기·자율주행차 제조업체와의 만남도 늘고 있다. 화웨이는 자체 브랜드 자율주행차 출시 계획을 부인하고 있지만, 현재 벤츠 일부 제품에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자국 제조업체들과 스마트 시스템 개발도 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아크폭스HBT와 합작한 신형 모델은 내달 상하이 오토쇼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포레스터리서치의 찰리 다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지속적인 정치적 마찰은 가까운 미래에 화웨이와 다른 중국 기업의 사업 운영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향후 신흥 기술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가 화웨이의 지속 가능한 사업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