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이창섭 에스테이트클라우드 대표 "우대빵 강점은 반값수수료 아니라 시스템과 신뢰"

입력 2021-07-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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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박사 출신, 권리분석 시스템 개발하려다 중개업으로
'가두리' 타파 '허위매물' 근절…소비자 믿음 얻는 데 주력

▲이창섭 에스테이트 클라우드 대표.

"우대빵이 내세우는 건 반값 수수료가 아니라 이미지와 시스템이죠."

이창섭 에스테이트클라우드 대표는 부동산 중개법인 '우대빵'의 강점을 이렇게 강조했다. 반값 중개수수료를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성장 비결은 수수료 할인이 아닌 신뢰 구축과 소비자 위주의 중개시스템 구축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우대빵부동산중개법인 본사에서 만나 그가 부동산 중개시장에 뛰어든 이유와 앞으로 프롭테크(부동산+정보통신기술) 시장에서의 목표를 들어봤다.

에스테이트클라우드는 부동산 매도인과 임차인, 중개인을 위한 프롭테크 기업이다. 에스테이트클라우드가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법인이 바로 반값 수수료로 유명한 우대빵이다. 에스테이트클라우드는 우대빵부동산중개법인과 우대빵부동산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김동남 CTO(최고기술책임자), 우동윤 우대빵부동산아카데미 대표 등이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대표의 이력은 평범하진 않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스타트업계로 들어오라는 지인의 권유에 처음으로 부동산 분야에 눈을 떴다. 국내 대기업의 1차 밴더(협력업체)에 특허권이나 아이디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작은 기업을 운영 중이던 그에게 부동산은 생소했다. 그가 관심을 둔 분야는 권리분석이었다. 부동산 거래 사고가 대체로 권리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하는 점에 착안했다.

이 대표는 수학적으로 권리분석을 풀어내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의 사업 계획은 급격히 방향을 바꾼다. 이 대표는 "권리분석에 관련한 공부를 하다보니 부동산 공부를 심도있게 했고, 공인중개사 시험을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며 "바로 중개사 시험을 보고 합격했다"고 말했다. 권리분석을 이용할 소비자 시장이 너무 미미하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바로 중개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개사로 몸담은 경험은 그의 인생에서 사실상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 대표는 이후 중개사 타이틀을 떼고 중개인과 매도인을 이어주는 ‘복덕킹’을 개발·운영했다. 약 10조 원으로 추정되는 부동산 중개시장 규모에서 대부분의 중개서비스가 매수인에 쏠려 있다고 판단한 그는 이면에 있는 '매도인'을 위한 서비스에 집중했다.

에스테이트클라우드가 지금의 모습을 갖춘 건 지난해 2월 우대빵 중개업소를 운영하던 우동윤 대표를 만나면서다. 반값 수수료로 주목을 받던 우대빵 우동윤 대표를 만나 지난해 5월 중개사무소를 법인으로 키웠다.

우대빵부동산중개법인은 중개업소 운영 당시 경영 방침을 여전히 살려나간다. '가두리'와 '허위매물' 타파가 그것이다. 부동산시장에선 중개업자들이 집주인 의사와는 달리 일정 시세 이하로 매물을 내놓는 행위를 '가두리'라고 부른다. 집값을 일정 가격보다 낮게 가두고 판다는 의미다. 가격이 낮아 매수인의 관심이 많아지고 거래도 늘어난다. 중개사가 손에 쥘 수수료도 늘어난다. 그러나 집주인 입장에선 원하는 가격에 집을 팔 수가 없다. 우 대표는 "가두리 타파나 허위매물 근절로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 피해자가 없도록 하는 게 우대빵 중개법인의 최우선 경영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디지털시스템 구축은 이 대표가 두 번째로 중요시하는 경영 방식이다. 공학박사 출신인 그는 중개사로 일하며 파악한 낙후한 중개시스템과 소비자들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한 지점)를 간파해 이를 시스템에 적용했다. 가계약 관리, 정산 관리 등 중개 및 협업에 필요한 업무를 하나의 관리자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중개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과정을 체크리스트화해 중개사고의 리스크를 방지하고 있다. 계약부터 잔금까지 이뤄지는 체크리스트는 무려 200개에 달한다.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매쉬업엔젤스가 에스테이트클라우드 시드 투자에 나선 것도 이같은 시스템 구축 때문이다.

이미지 구축과 시스템 구축이 반값 수수료가 가능한 원동력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우대빵 중개법인은 설립한 지 불과 1년 남짓한 기간동안 지점을 17곳으로 늘렸다. 이 대표는 "우대빵의 프랜차이즈를 전국구로 확대해 누구든 쉽게 중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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