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싸우는 주 정부 위해”
스캔들에 정치적 동기 있다며 결백 주장
후임은 캐시 호컬 부주지사...57번째이자 첫 여성 주지사
‘성추행’ 스캔들에 휘말린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가 결국 사퇴했다. 뉴욕 검찰의 ‘물증’ 공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등을 돌리면서 수세에 몰린 결과다. 차기 대선을 넘보던 쿠오모의 정치 야망이 성추행 의혹에 물거품이 됐다. 쿠오모의 사퇴로 뉴욕은 사상 첫 여성 주지사를 맞이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TV 연설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내가 주 정부를 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 발짝 물러서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주 정부가 전염병과 씨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과열된 정치 상황에서 내가 반격에 나선다면 정부는 몇 달간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사퇴를 촉발한 성추행 이슈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투사이며, 이번 논쟁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 이를 극복하려는 게 나의 본능”이라고 덧붙였다.
공식적인 임기 만료는 2주 후다. 사실무근이라며 버티던 쿠오모는 의회가 자신의 탄핵을 추진하고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자 사퇴 결정을 내렸다. 정계의 비판이 거세진 것은 그가 최소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지난주 뉴욕 검찰의 발표가 결정적이었다. 검찰은 “쿠오모는 여성들이 원하지 않는 키스를 했고 가슴이나 엉덩이를 더듬었다”며 “두려움과 협박이 만연한 업무 환경을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사퇴 소식에 바이든 대통령은 “주지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뉴욕 인프라와 투표권 개정안에 있어 엄청난 일을 해냈고 그래서 더 슬프다”고 말했다가 주지사를 감쌌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결국 백악관이 해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쿠오모의 빈자리는 캐시 호컬<작은 사진> 부주지사가 맡을 예정이다. 호컬 부주지사는 뉴욕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그는 지난 7년간 쿠오모를 보좌하는 역할을 했다. 성추행 스캔들이 불거진 후엔 “나는 이 용감한 여성들을 믿으며 그들의 용기에 감탄한다”며 쿠오모에 맞섰다. 호컬 부주지사는 쿠오모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쿠오모의 사퇴 결정에 동의한다. 그것은 옳은 일이자 뉴요커들에겐 최선”이라며 “후임자로서 뉴욕주의 57번째 주지사 자리를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CNN은 관계자를 인용해 “쿠오모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호컬은 인수 작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며 “내년 총선에도 출마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