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2원 찍고 연중최고 원·달러 환율 어디로…

입력 2021-08-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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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이퍼링+국내 코로나19 재확산에 외국인 주식 매도폭탄 겹쳐
펀더멘털 양호, 오버슈팅 가능성 있지만 얼마 못갈 듯, 1170원 예상
수출경기 꺾일지도 지켜볼 변수, 9월 FOMC 이후 하향안정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이 이틀연속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상승세도 가파른 모습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4.8원(0.42%) 오른 1161.2원을 기록해 지난해 10월5일(1163.4원)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엔 1162.0원까지 치솟아 작년 10월7일 장중 기록한 1166.0원 이후 가장 높았다. 나흘연속 오름세로 같은기간 19.1원(1.67%) 올랐다(종가기준).

전문가들은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국내외 이슈가 겹친데다, 최근엔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가히 폭탄급에 가깝게 쏟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반도체값 하락 우려로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냈다.

실제,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나흘간 쏟아낸 순매도 물량은 4조3436억원에 달했다. 12일 하루에만 1조8763억원어치를 순매도해 5월12일(2조7046억원 순매도) 이후 3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외국인이 반도체 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에서 매물을 쏟아냈다. 원·달러가 예상보다 상승한 이유”일고 전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코로나 확진자수가 하루 2000명을 돌파하는 등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컸다. 수급적 요인이 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 테이퍼링 불확실성 해소전까진 하락 어렵다, 코로나 상황·수출 경기 지켜봐야 = 전문가들은 이번 원·달러 환율 상승에 수급적 요인이 컸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 펀더멘털 훼손에 따른 상승세와는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중심 경제회복에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을 겪었던 2013년 상황과도 다르다고 봤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테이퍼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원·달러가 하락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1200원대로 곧바로 직행하기도 어렵다”며 “연준 테이퍼링은 견고한 경기회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신흥국도 동반 혜택을 보고 있다. 신흥국들이 선진국 경기회복에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했던 2013년 테이퍼 텐트럼 당시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연구원도 “올해 테이퍼링 이슈가 남아 있어 원·달러가 현 수준에서 10원내지 20원 정도 더 오를수 있겠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며 “국내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이미 고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8월 잭슨홀 미팅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거친 후 원·달러가 하향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김유미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 관련 신호를 주고, 9월 FOMC에서 규모와 일정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이후엔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코로나 진정 여부와 수출경기, 미국 장기물 금리 추이도 지켜볼 변수로 꼽혔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져 환율이 크게 오른 것 같진 않다. 수급요인이 커 원·달러가 추가로 급등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국내 코로나 상황 정점이 언제일지와 함께 미국 장기물 금리 추이도 환율에 영향을 줄 변수”라고 전했다.

하건형 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수출 경기가 꺾일지 여부”라면서도 “실제 펀더멘털은 우려와 달리 양호해 과거 테이퍼 텐트럼 당시처럼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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