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영국, 군대 동원해 공관원 대피
러시아와 파키스탄은 “철수 없다”며 상황 주시
15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이 임박하면서부터 각국 정부가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미국은 대사관 인력을 철수시키고 현지 자국민에겐 대피 명령을 내렸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대사관 인력을 공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며 “안전과 보안에 최우선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우리 군과 인력을 공격하면 매우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탈레반에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인도 외교부는 카불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진 않지만, 당국이 인력 대피를 위해 신속하게 작업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군대를 동원해 대사관 직원들을 대피시킨 후 곧 대사관을 폐쇄할 예정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그 누구도 탈레반을 아프간 정부로 인정해선 안 된다”며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을 규탄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총리가 조만간 휴지기에 들어간 의회를 소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 밖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을 비롯해 캐나다와 스웨덴 역시 대사관 인력을 철수하거나 대피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러시아와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는 카불 주재 자국 대사관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현지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파키스탄의 자히드 하피즈 차우드리 외무부 대변인은 “아프간 상황이 점점 악화하는 것을 우려한다”면서도 “대사관 폐쇄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