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에 접어들었지만, 전셋값이 꺾일 줄 모르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7.5% 상승했다. 최근 8개월간 오름폭이 2020년 한 해 상승률(8.5%)과 1%포인트 차이밖에 안 난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020년 10월 이후 23개월 내리 상승하고 있다.
인천에선 올 1~8월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12.3%)이 지난해 연간 상승률(9.9%)을 이미 넘어섰다. 서울과 경기에서도 올해 들어 아파트 전셋값이 각각 4.3%, 8.3% 상승했다.
전세 공급난도 진정되지 않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6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 지난달엔 125.3에 이르렀다. 전세수급지수는 일선 공인중개사들이 느끼는 매물 수급 상황을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공급 부족을, 100을 밑돌면 수요 부족을 의미한다. 높으면 높을수록 공급 부족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화(化) 현상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에서 신고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계약 비중은 39.9%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임대차 3법(2+2년 계약 갱신 청구권제·2% 전월세 증액 상한제·전월세 신고제)으로 대표되는 임대차 시장 규제가 강화하면서 집주인들 사이에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져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추석을 지나면 가을 이사철인데 입주 물량 감소 등 공급 위축에 따른 전세난 심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