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맨친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1조7500억 달러(약 2059조 원)로 규모를 대폭 축소한 사회복지 예산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지지를 거부했다.
그는 이날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 부채와 경제, 미국인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하게 파악하지 않은 채로 법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금, 에너지, 기후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맨친 의원의 회의적 태도로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예산안 운명이 또다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유럽 순방을 떠나기 직전,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사회지출 법안을 ‘반 토막’ 내 의회에 제안했다. 공화당 반대로 ‘예산 조정’ 절차를 택한 상황에서 민주당 상원의원 50명 전원의 지지가 필요하지만, 맨친을 필두로 한 당내 중도파들이 규모 축소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폭 수정한 예산안으로 승부수를 띄우며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모두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었다.
민주당은 이번 주 법안을 최종 마무리 짓고 투표에 들어갈 계획이었는데 맨친 의원이 이탈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맨친 의원은 민주당의 예산안 삭감 전략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예산을 축소하면서 사회 프로그램 기간을 단축했다. 맨친은 해당 내용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사람들이 육아 비용 등 연방 정부 지원을 받는 데 익숙해지면 만료 시점에 지원 중단을 강력히 반대할 수 있고 이에 의회가 프로그램을 무기한 연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법안의 세부 사항이 더 많이 공개될수록 ‘야바위(Shell Game)’처럼 느껴진다”면서 “1조 7500억 달러짜리 법안의 실제 비용은 두 배로 추산된다. 예산 속임수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맨친 의원은 민주당 내 진보파 의원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민주당 진보파들이 중도파들의 사회지출 법안 투표를 압박하기 위해 이미 상원을 통과한 인프라 법안의 하원 통과를 보류하고 있다”면서 “하원 진보파가 정치 게임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프라 법안을 ‘인질’로 하면 내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다. 하원이 인프라 법안에 투표해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이든과 민주당 지도부가 맨친 설득에 계속 실패하는 등 당내 불화와 내분을 해소하지 못하자 지지자들의 좌절도 커지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은 일부 민주당 부자 지지자들이 현 상황을 해소하지 못하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기부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