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은 재건축 정비사업 물량
올해 서울은 총 59개 단지에서 5만44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약 8배 증가했다. 지난해 계획됐던 물량 2만5000여 가구가 해를 넘기면서 물량이 많이 증가했다.
1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시장을 통해 총 5만4445가구(임대제외)가 공급될 계획이다. 이중 청약통장 가입자 대상의 일반분양 가구는 1만9305가구다.
2015~2017년엔 3~4만 가구가 공급됐으나 2018년 이후로는 3만 가구를 넘은 적이 없었다. 특히 지난해엔 1만 가구가 채 되지 않는 6900여 가구가 공급되는 데 그쳤다.
올해 서울 공급 가구 중 2만6989가구가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다. 이는 전체의 49.6%에 해당한다. 재개발 정비사업 물량은 2만623가구로 37.9%를 차지한다. 서울 전체 물량의 87.4%가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셈이다.
공공분양을 제외하고 매년 공급되는 아파트 가운데 민간에서 공급하는 물량의 80~90%를 정비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서울에서는 순수하게 민간이 용지를 마련해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땅이 귀하다는 뜻이다.
다만 올해 계획된 5만4400여 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2만5000여 가구는 지난해 분양 계획에 잡혔다가 일정이 연기된 곳들이다.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서초구 방배5구역, 동대문구 이문2구역 등이다.
청약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이다. 정비사업은 사업 진행에 따라 공급 시기가 불규칙적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아파트 청약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분양 아파트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63.84대 1을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주로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공급 급감에 따라 경쟁이 매우 치열해진 셈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같은 대도시 아파트 공급은 정비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정비사업이 수년씩 소요돼 수요보다 공급이 귀하다는 것”이라며 “올해는 지난해 미처 분양하지 못한 물량들까지 포함해 많은 물량이 계획돼 서울 분양시장이 한결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