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영끌해보려고 함. 주식담보대출, 스탁론, 단기 대출 1억 조금 넘게 영끌해서 700주 박아볼 예정” (주식 게시판 게시글)
억대 신용대출자가 존재했던 걸까. 기업공개(IPO) 대어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일반청약에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 급증했다. 청약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액이 무려 7조 원이나 늘었다.
2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18~19일 이틀간 농협·하나·KB국민·신한·우리 시중 5개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86조9293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청약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146조2705억 원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139조5572억 원)과 비교했을 때, 6조7133억 원 증가한 수준이다.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더 크게 늘었다.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청약 이틀째인 19일 7조1661억 원이 늘어났다. 하루에만 56조3579억 원이 빠져나가면서 빚투 광풍을 여실히 보여줬다.
직장인 A씨는 “주변 지인들로부터 ‘이건 무조건 공모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일단 손해는 안 보겠다는 생각에 대출까지 받으면서 공모 청약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머니마켓펀드(MMF) 출금 한도가 소진됐다. LG엔솔 증거금을 내기 위해 대출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MMF 당일 출금 한도는 전체 MMF 잔액의 5%나 100억 원 중 큰 범위 내로 제한이 되도록 규정돼 있다.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민·신한·우리은행에서는 지난 18일 MMF 청약 출금 한도 소진이 예상되자 내부 공문을 내린 것을 밝혀졌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18~19일 이틀간 MMF 한도가 소진됐다. KB국민은행도 19일 MMF 청약 출금 한도가 소진되면서 LG엔솔 열기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때도 그랬고, 통상 대형 IPO가 있을 때마다 청약 당일 신용대출은 증가했어요. 이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심하네요.”라고 혀를 내둘렀다.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늘어났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 융자 잔액은 23조5692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의 거래가 12조3037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날(12조2413억 원)보다 624억 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8~19일 이틀간 시행된 LG엔솔 일반 공모 청약에서 몰린 청약증거금은 총 114조 1066억 원이다. 일반투자자 배정물량 1097만2482주에 대해 청약 건수는 442만4470건에 달한다. 7개 증권사의 통합경쟁률은 69.34:1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