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 세계 재고 55% 차지 브라질, 올해는 39%
스타벅스·국내 주요 브랜드, 새해 들어 줄줄이 인상
8일 블룸버그통신은 ICE선물거래소를 인용해 스타벅스 등 체인점과 일반 카페들이 즐겨 찾는 고급 아라비카 원두 재고가 현재 1억4300만 파운드(107만8000봉지)를 기록해 2000년 2월 이후 최저라고 보도했다.
커피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운임이 급등한 것과 더불어 세계 최대 커피 수출·생산국인 브라질이 악천후와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해 9월부터 세계적인 생산 감소세를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브라질은 현재 ICE거래소가 모니터링하는 전체 재고의 39%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55%에서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수요가 꾸준한 커피 시장에서 재고 감소는 곧 수요가 공급을 추월할 수 있다는 신호로, 커피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된다. 특히 전 세계 커피 가격은 이미 식품 물가 상승 속에 지난 수년간 최고치를 경신해 왔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에서도 커피는 곡물, 버터, 쇠고기와 함께 가격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주요 카페 프랜차이즈들과 커피 브랜드가 새해 들어 가격을 인상하고 나섰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27일 아메리카노 가격을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리는 등 일부 음료에 대해 9년여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커피빈도 8일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4800원에서 4900원으로 올리는 등 4년 만에 인상한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지난달 네스카페 제품 등의 출고가격을 8년 만에 상향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역시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필요하다면 가격을 확실히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후 올해 들어 가격을 인상했다. 당시 존슨 CEO는 “수개월 치 재고가 있어서 수급 위험은 없다”고 말했지만, 결국 가격을 올린 것이다.
브라질 금융업체 스톤X의 페르난도 막시밀리아노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선 브라질 커피 생산자는 해외에 상품을 배송하기 위해 높은 운임을 지급하는 것보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는 게 더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해 전 세계 커피 수급은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