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소폭 떨어졌지만 대출 금리 인하를 체감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들어 대출 수요가 급감하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일시적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글로벌 경제 불안 요인 확산 등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외부 요인이 부정적인 상황이어서 코픽스 인하 폭 만큼 대출금리가 내려간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기준금리 추가 인상마저 예고돼 있어 금리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1월 말 잔액 기준 코픽스는 1.37%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p)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1.08%를 기록하며 0.05%p 올랐다고 15일 밝혔다. 반면 1월 중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4%로 전월 대비 0.05%p(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국민, 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가 포함된다.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이 상품에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및 결제성 자금 등을 추가로 포함한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면서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은행권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하락이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예금 금리가 떨어진 수급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이후 각 은행의 수신상품 금리를 인상한 것이 1월 코픽스 산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도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소폭 하락한 이유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작년 12월 코픽스가 워낙 많이 오른 탓도 있고 올해 들어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은행에서도 그만큼 자금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면서 예금 금리를 올려줄 요인이 줄어들며 수급요인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월 중순 이후 인상된 수신상품 금리가 코픽스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은행권은 잔액 기준·신 잔액 기준 코픽스가 상승한 만큼 이에 연동한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금리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소폭 하락했더라도 대출 금리가 떨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코픽스에 대출자의 신용도를 반영해 일정률의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만큼 코픽스가 떨어졌어도 가산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이 부정적인 만큼 대출금리 하락이 대세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불안요인 등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이 있는 만큼 코픽스가 떨어졌다고 은행의 대출금리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단하긴 어렵다”라면서 “특히 코픽스 하락도 소폭에 그치고 이마저도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고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예고돼 있어 대출금리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2월부터 본격적인 금리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음 달 발표될 코픽스부터 1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기 때문에 차주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