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이 띄우고 이재명이 매듭짓고
與 "특검법 발의에 즉각 착수" 약속
유족 "두 후보에게 감사…진실 규명 기대"
더불어민주당이 3일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에 대한 특검 발의에 동참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국민의당·기본소득당 등 야 4당에 이어 여당까지 합류한 것이다. 대선 이후 이중사 특검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와 함께 유족의 뜻을 받들어 고 이예람 중사 특검법 발의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두 차례 걸친 TV토론에서 이중사 특검법 발의 동참을 촉구하면서 이 후보와 여당이 응답한 것이다.
그간 민주당은 이중사 특검법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6월, 국민의힘과 정의당·국민의당·기본소득당 등 야 4당은 이 사건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와 특별검사 도입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민주당은 당내 정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관련기사 : 민주당 “이중사 사건 특검 도입, 당내 입장 정리 필요”)
하지만 심 후보가 대선후보 TV토론에 이중사 특검 의제를 들고 오면서 논의가 빨라졌다. 앞서 심 후보는 지난달 25일 TV토론 최후발언에서 이 후보를 향해 "여당만 지금 동참을 안 하고 계신다"며 "고 이예람 중사 특검을 고인을 보낼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관련기사 : 심상정 ‘마지막 1분’, 故 이예람 중사 특검 요청에 다 쏟았다)
이어 심 후보는 전날 TV토론 주도권 토론 시간에서도 이 후보를 향해 이중사 특검 입장을 재차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찬성한다"면서 "당이 제가 시킨다고 하루 만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깐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 이어 바로 다음날 이 후보는 이중사 부친과 통화를 마친 뒤 당에 특검법 발의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관련기사 : 이재명, 이예람 중사 특검 첫 입장 “찬성”...유족 “희망이 보인다”)
이날 고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는 오늘 오후 군 내 성폭력 피해자인 고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 이주환 님과 통화했다"며 "이주환님은 오늘 통화에서 고 이예람 중사 관련 특검법 발의를 요청하셨고, 이 후보는 당에 특검법 발의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중사 부친과 통화에서 "이중사 사건을 계속 신경쓰고 있었으며 그간 찾아뵙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그는 "군내 성폭력을 확실하게 뿌리 뽑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날 민주당은 "군 내 성폭력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사는 군 내 성폭력과 2차 피해 끝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수사와 기소가 진행되었으나, 2차 가해자와 부실수사 책임자가 온전히 처벌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고 이예람 중사 사건은 한 치의 억울함도, 의혹도 남기지 않고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억울함 없는 세상이 공정한 세상'이라는 것이 이재명 후보의 일관된 소신"이라며 "군 내 성폭력 악습을 제도적으로 끊어내겠다는 약속도 한 바 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이 고 이예람 중사와 유족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중사 부친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대선후보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거듭 표했다. 그는 "어제는 예람이가 피해를 당했던 날(작년 3월 2일)이라서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렇게 희망을 주는 대답을 들어서 힘이 나고 관심 가져준 국민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예람이 특검법을 계기로 진실도 규명되고 절대 군내 성폭력 사건이 가볍게 처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