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다른 곳서 국익 챙기려는 러시아, 건설적이지 않아”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는 돌연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서구권의 제재가 자국과 이란의 협력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는 내용의 서면 보증을 미국에 요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린 미국이 촉발한 제재가 이란과의 자유롭고 완전한 무역과 투자·군사 기술 협력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어떤 식으로든 침해하지 않는다는 서면 보증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의 걸림돌이 됐다”며 “서방은 러시아의 국익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이란과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2015년 체결된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하고 있다. 회담이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끝에 최근 타결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영국 대표단의 스테파니 알-카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합의점에 매우 가까워졌다. 이제 마지막 몇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이 화해 분위기를 형성하기 시작하자 협상국 중 하나이자 제재 중심에 선 러시아가 판을 흔들려는 모양새다. 그간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을 해온 이란도 이번만큼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란 정부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가 미국에 서면 보증을 요구한 것은 핵합의를 돌리기 위한 협상에 있어 건설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이틀 전부터 이러한 요구를 빈 회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며 “빈 회담에서 입장을 바꿈으로써 다른 국가에서의 자국 이익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 요구에 즉답을 피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새로 부과한 제재가 이란 핵합의 복원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란이 핵무기를 얻지 못하도록 하는데 우리와 공통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