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성수기에도 부동산 시장 회복 실패

입력 2022-05-0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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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 주요 도시 신규주택 판매, 노동절 기간 33% 감소
정부 규제 완화에도 좀처럼 회복 안 돼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발목

▲중국 칭하이성에서 8일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칭하이/신화뉴시스
중국 정부가 경제회복을 위한 부양책을 약속하고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섰음에도 침체한 시장 분위기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EI) 집계에서 23개 주요 도시 신규주택 판매가 5일간의 노동절 연휴에 면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올해 첫 4개월 동안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판매가 반 토막 난 데 이어 최대 성수기에도 침체한 상태가 이어진 것이다.

그간 중국은 노동절과 국경절 등 연휴에 부동산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헝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 이후 당국이 부동산 업계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글로벌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좀처럼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부터 각 지방정부는 규제 완화에 나섰다. 난징과 쑤저우 등은 후커우(호적)가 없는 사람의 주택 구매도 허용했고, 하얼빈은 주택 소유자가 구매 후 3년 이내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철회했다. 이 밖에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하와 구매 보조금 지급, 판자촌 재개발 사업 재개 등 각 지역에서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틀 전엔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 자영업자에게 부동산 임대료와 대출 이자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새로 발표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정보업체 차이나인덱스의 멍신정 애널리스트는 “더 광범위하고 강력해진 정책 인센티브가 구매자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며 “거래가 예상만큼 강력하지 않다”고 평했다.

시장이 살아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시 제로 코로나가 꼽힌다. 노무라홀딩스에 따르면 중국 43개 도시가 부분 또는 전면 봉쇄 상태이며, 약 3억2800만 명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엄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은 시민들의 이동을 제한할뿐더러 국가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노동절 관광 지출도 647억 위안(약 12조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3%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국무원 회의에서 최고 위원들이 방어적인 어조로 말하면서 추가 봉쇄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규제 완화 정책은 악화한 분위기를 되살리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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