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움추린' 건설투자, 7년 내 최저
안전관리비용 증가·자잿값 인상
"하반기 전망도 불확실" 우려 시선
1분기 건설투자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역시 회복이 불확실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투자는 50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2.4% 하락한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3% 떨어졌다. 2015년 1분기 46억4000억 원 이후 7년 새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는 2019년 4분기와 2020년 1분기에 각각 3.5%, 4.4% 증가해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2020년 2분기에 다시 0.4% 감소한 이후 8분기 연속 감소세가 계속됐다. 올해 1분기에는 5.3%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p)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선 애초 지난해 건설수주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올해 건설투자는 양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해 초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시장에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건설투자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월 중대재해법이 시행돼 기업들의 안전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건설투자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문제가 여전히 강조되면서 안전관리 비용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1분기 전국 건설현장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총 55명으로 집계됐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전에 안전관리를 강화한 대형 건설사에서도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울러 건설공사 참여자의 안전관리 책임과 처벌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건선안전특별법’에 관한 논의도 계속되면서 향후 안전관리 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재 가격 인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철근은 지난해 1톤(t)당 50만~60만 원 선에서 최근 100만 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레미콘 역시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서 1㎡당 7만1000원에서 8만300원으로 약 13% 인상됐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상품의 가격 상승으로 다른 상품의 생산비용이 올라간다. 예를 들어 에너지 가격 상승은 알루미늄, 철광석, 강철 등의 금속 광석을 추출하고 정제하는 비용을 증가시킨다”며 “대부분의 상품 가격은 지난해보다 올해 급격히 상승하고 2023~2024년에도 지난 5년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는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고, 하반기 회복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박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투자는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한 이후, 반등해 회복될지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건설투자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감소해 올해 하반기에 회복하지 못하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