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영화제의 키워드는 단연 ‘K-movie’, 한국 영화였다. 영화감독 박찬욱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본상을 2개나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9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 영화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영화제를 제패했다.
28일(현지시각)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박찬욱과 송강호가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의 영화감독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은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이후 두 번째다. 한국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송강호가 최초다. 2007년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일찍이 박찬욱과 송강호의 수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영화제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 두 사람의 작품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자 국내에선 “받을 때가 됐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의 말대로 ‘영화의 기본’으로 돌아간 작품이다. 영화의 기본이란 카메라의 움직임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맥이 닿아 있다. 영화는 ‘카메라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는 ‘헤어질 결심’ 상영 직후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메라를 어디에 놓고, 앵글은 어떻게 잡을 것이며, 피사체를 고정된 상태에서 찍을지 움직이면서 찍을지 등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기본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은 영화의 형식적 측면에서 큰 성취를 거뒀다.
송강호 역시 기본으로 돌아갔다. 가장 ‘송강호다운 연기’로 남우주연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많은 평자의 지적처럼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브로커’에서 송강호의 분량은 그리 많지 않다. 그는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등과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극을 이끌어갔다. 송강호는 ‘박쥐’나 ‘사도’처럼 강렬하고 선 굵은 연기로 상을 받은 게 아니라 대중이 송강호에게 기대하는 편안하고 친근한 이웃 아저씨 느낌의 연기로 상을 받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