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압박에도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 유가 하락
전날 “인플레에 더 집중” 파월 발언 여파
리비아, 에콰도르, UAE, 사우디 생산 차질 변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4.02달러(3.7%) 하락한 배럴당 105.7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1.4달러(1.3%) 하락한 배럴당 114.81달러에, 9월물은 3.42달러(3%) 하락한 배럴당 109.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OPEC+는 이틀간의 회의 끝에 8월 증산 규모를 앞서 정했던 하루 64만8000배럴로 유지하기로 했다. 9월 증산 규모는 이번에 논의되지 않았다.
그간 OPEC+가 증산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 공급 압박에 대한 우려가 커져 유가도 올랐지만, 이날은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가 큰 탓에 하락했다. 프라이스퓨처스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CNBC방송에 “투자자들이 테이블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고 평했다.
전날 경기침체보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하겠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파월 의장은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분명 리스크는 있다”면서도 “그게 경제에서 가장 큰 위험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더 큰 리스크는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는 데 실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리비아 2개 항구에서 선적이 중단되고 지속적인 시위로 인해 에콰도르 생산이 제한되는 등의 변수가 남아 있어 유가의 추가 하락이 제한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OPEC 주요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여력이 거의 남지 않았다는 점도 유가의 또 다른 변수다. 이번 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UAE가 최대 생산량에 도달했고 인접국 사우디는 하루 약 15만 배럴 정도만 증산할 수 있다”며 “이들은 6개월 이내에 활성화할 수 있는 거대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