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임대 사업 다시 부활…“긍정적이지만 매매시장 자극 우려 있어”

입력 2022-07-21 17:00수정 2022-07-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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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장기 거주·임대료 5% 상한선
전문가 "시장 안정화에 도움 줄 것"
일각 "다주택자 아파트 매집 늘어나
집값 자극, 실수요자 피해 갈수도"

▲서울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매매 관련 정보가 붙어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정부가 민간임대 사업 활성화에 나섰다. 임대차시장 안정화를 위해 민간공급도 늘리겠다는 것이다. 민간임대 사업자에게 세제 인센티브를 주고, 대상도 점차 넓힐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임대차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매매시장을 자극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제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주거분야 민생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8월 계약갱신권 해지 물량으로 인한 전세대란 등 임대차시장에 여전히 불안요소가 남아있다고 판단해 추가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화 대책의 핵심을 주택공급에서 찾았다. 공공임대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는 금기시됐던 민간임대 시장도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민간임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임대 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고, 매입형 등록임대는 소형주택(전용면적 60㎡ 미만)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혜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해 비아파트에만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정상화 방안은 연말 발표될 예정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아파트가 갖는 특성이 다세대 다른 주거 형태와는 달라서 비아파트 등록임대부터 우선 정상화할 것”이라며 “아파트에 적용하는 방안도 시기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임대 사업자는 1가구 이상의 민간임대주택을 취득해 임대사업을 할 목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사업자를 말한다. 민간 등록임대의 경우 최대 10년간 장기거주할 수 있고, 임대료도 5% 이내로 증액이 제한돼 그간 공공임대와 더불어 임대차시장에서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보고 규제하면서 민간임대 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줄였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을 감면해줬지만 이런 혜택을 점차 줄였고, 2020년 7·10 대책에서는 △임대사업자 신규등록 폐지 △기존사업자 의무임대기간 종료 이후 자동말소 △4년 단기임대 및 아파트 8년 장기일반임대 폐지 등으로 사실상 폐기 절차를 밟았다. 실제로 규제가 강화하면서 매입임대 신규등록 건수는 2018년 28만6000가구에서 지난해 9만8000가구로 크게 줄었다.

윤석열 정부는 민간임대 공급을 다시 늘려 임대차시장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6월 발표한 임대차 안정화 방안에서는 등록임대사업자에게도 상생임대인 제도를 적용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기본적으로 민간임대 사업자 활성화에 대한 기조가 동일해 명분을 확보해 나가는 단계로 보여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기존사업자들이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되면 바로 말소가 되기 때문에 임대료가 급등할 수 있어 이를 철회하는 방안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민간임대 확대가 임대차시장 안정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매매시장을 자극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임대차시장 안정화 방안에서는 가장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며 “임대료를 2년에 5%씩 상한 제한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임차인들은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공공임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민간임대를 활성화하면 효과가 있고, 모든 주택으로 확대해야 한다”면서도 “다주택자들이 매집하면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의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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