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주가에 2분기 실적 반영 안 됐지만, 중장기 성장 가능성 있어”
국내 콘텐츠 관련주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콘텐츠 관련 기업들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 콘텐트리중앙 등이 포함된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이날 기준 한 달 새 8.17% 상승한 2431.80에 거래를 마쳤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는 최근 고점 대비 하락세를 보였지만, 드라마 방영을 시작한 6월 29일부터 이날까지 53% 올랐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환혼’ 등 K콘텐츠가 흥행에 성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환혼’은 8일 기준 ‘넷플릭스 톱(TOP)10’에서 각각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 1위와 4위에 올랐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 제작 편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KB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국내 콘텐츠 제작사의 연간 드라마 제작 편수는 지난해 140편 수준에서 올해부터 160편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CJ ENM의 ‘엔데버콘텐트(Endeavor Content)’ 인수, 콘텐트리중앙의 ‘윕(Wiip)’ 인수 등 해외 제작사 인수로 해외 현지 제작 편수 증가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콘텐츠 기업 실적도 양호하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75억 원, 2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96%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방영 편수 축소 우려가 해소되고 ‘우리들의 블루스’ 등이 높은 시청 성과를 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을 포함한 콘텐츠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기대에 부응했고 조금 못 미치더라도 하반기에 개선 가능성이 제시됐다”며 “(전반적인) 2분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은 미디어 업종의 상승을 충분히 견인해줄 수 있는 수치들”이라고 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영화배우이자 ‘아티스트컴퍼니’ 대표인 이정재와 정우성이 출연하는 영화 ‘헌트’가 이달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12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모범가족’이 공개된다.
관련 종목은 버킷스튜디오와 콘텐트리중앙 등이다. 버킷스튜디오는 ‘헌트’의 제작사인 아티스트컴퍼니의 지분을 15% 갖고 있다. 콘텐트리중앙은 ‘모범가족’ 공동 제작사인 프로덕션에이치의 모회사 격인 SLL 지분을 53.7% 보유했다.
실제로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이정재가 출연한 ‘오징어게임’이 비(非)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미국 ‘에미상’의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나오자 다음 날 버킷스튜디오는 전일 대비 14.60% 올랐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SLL이 글로벌 OTT로부터의 자본 유입과 해외 현지 제작 증가로 콘텐츠 제작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넷플릭스와의 계약 만료로 인한 리쿱율(제작비 회수 비율) 개선 기대감도 향후 콘텐츠 기업의 성장 요인이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트리중앙이 넷플릭스와 2020년에 맺은 계약은 각각 올해 말, 내년 5월에 만료될 예정이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하반기 글로벌 OTT와의 신규 계약 진행 등에 따른 실적 개선, 올해 3분기부터 가시화될 넷플릭스 재계약을 통한 리쿱율 개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 수익성보다는 지속 성장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SLL의 콘텐츠 ‘D.P.’, ‘지옥’과 같은 시즌제 드라마의 증가는 OTT 구독자의 락인(Lock-In)을 강화할 수 있어 시즌을 거듭할수록 콘텐츠 제작사에 더 나은 리쿱 조건을 제시한다”며 “SLL의 콘텐츠 경쟁력과 콘텐츠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리쿱율이 유리하게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