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등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수출입 중소기업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환율 오름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업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409.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건 장 마감 기준으로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13년6개월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이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25~2.5%에서 3.0~3.25%로 0.75%포인트 인상한 영향이다. 전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에 계속된 자이언트 스텝으로 미국(3.00∼3.25%)의 금리가 우리나라(2.50%) 금리를 역전한 게 영향을 미쳤다.
요동치는 환율에 수출입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이다. 환율이 치솟으면 해외에서 원자재를 사들여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거나 이를 활용해 완제품을 만들어 국내 시장에 파는 중소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환율이 오른 만큼 가격에 반영하고 싶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날까 우려해 마진을 적게 남기고 파는 쪽을 택한다.
수출중소기업도 마냥 웃지는 못한다. 환율이 오르면 물건을 팔 때 매출이 뛰는 효과를 노릴 수 있지만,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 제조한 뒤 해외시장에 되파는 경우에는 원자재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고환율을 체감할 수 밖에 없다.
지난 6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급등하는 환율과 관련해 이익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19.1%였다. 반면 30.5%의 중소기업은 피해을 입었다고 답했다. 당시 원달러 환욜이 지금보다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현재 더 가중됐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은 피해유형으로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증가(78.1%) △물류비 부담 강화(43.2%) △거래처의 단가 인하 요구(20%) 등을 꼽았다.
현재 정부는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시범사업에 그쳐 활용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 여기다 비싼 원자재 구매 비용 상승분을 납품 단가에 즉각 반영하기도 어렵다. 중소기업이 어쩔 수 없이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 환율이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도 커 수출 중소기업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