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에 최저, 낙폭은 2020년 3월 이후 최대
감세 동반한 부양책 발표에 투자자 불안 가중
서머스 “1달러 밑돌 수도”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7% 하락한 1.084달러를 기록하면서 패리티(1파운드=1달러)에 근접했다.
하락 폭은 2020년 3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고 달러 대비 가치는 37년 만에 최저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1972년 이후 가장 급진적인 경기부양책에 당국이 자금을 어떻게 충당할지 불안해하고 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대규모 감세를 기반으로 한 부양책을 제시했다. 부양책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향후 5년간 1610억 파운드(약 249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기업과 근로자 대신 부담할 예정이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마크 다우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정부의 계획은 재정에 도전장을 던질 것이고 계속해서 파운드화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파운드화는 패리티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몬트리올은행의 스티븐 갈로 외환 부문 대표는 “2020~2021년 달러는 대규모 재정부양책으로 인해 붕괴했지만, 이젠 그러한 상황은 역전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라지고 있다”며 “반면 영국 통화의 경우 오랜 기간 강력한 펀더멘털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더 나아가 파운드 가치가 1달러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한다. 파운드-달러의 200년 역사에서 1파운드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내려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채택한 경제 정책이 파운드 가치를 달러와 동등하지 않은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렇게 말하게 돼 유감이지만, 영국은 스스로 가라앉는 신흥 시장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이러한 재정 정책 사이에서 영국은 주요국 가운데 최악의 거시경제 정책을 꺼낸 국가로 오랜 기간 기억될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