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나와도 거래로 이어지진 않아”
“인천 등 수도권 주택사업경기 내림세 심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정부 대책 필요”
인천 아파트값이 9개월 연속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리 인상과 거래 절벽, 매수 심리 위축과 더불어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점 때문에 조정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 전국 주택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9월 26일 기준) 인천 아파트값은 0.31% 내려 10년 3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인천 아파트값이 0.3%대 내림세를 기록한 건 2012년 6월 첫째 주(-0.30%)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2.92%로 작년(18.24%)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다. 인천 아파트값은 올해 1월 다섯째 주(-0.04%)부터 지난달 넷째 주까지 단 2주를 제외하고 연일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아파트값은 유일하게 보합을 기록했던 중구가 5월 다섯째 주(-0.01%) 하락 전환하면서 내림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연수구(-0.38%)는 송도신도시, 서구(-0.33%)는 당하·청라동, 부평구(-0.32%)는 산곡·삼산동, 남동구(-0.25%)는 구월·간석동 위주로 하락 거래가 발생했다.
부평구 산곡동 A공인 관계자는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면서 거래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며 “정부가 지난달 연수구, 남동구, 서구 등 3개 구역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했지만,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거래 정상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 일대에서는 실거래가가 수억 원씩 떨어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1차’ 전용면적 84㎡형은 8월 7억5000만 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11억3000만 원에 거래됐던 것보다 3억80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현재 호가는 7억~8억 원 선에 형성돼 있다.
부평구 산곡동 ‘금호이수마운트밸리’ 전용 84㎡형 역시 지난 8월에는 5억 원에 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7월 7억~7억1000만 원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1년 새 2억 원가량 내린 셈이다. 현재 호가는 5억 원까지 내려갔다.
문제는 아파트값 약세에 ‘공급 폭탄’까지 예정돼 있어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인천에서는 총 4만4334가구(임대 제외)의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인천 분양물량은 △2020년 2만2912가구 △2021년 3만6900가구로 매년 늘고 있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김지연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기준 금리 인상과 부동산 PF 대출 기피로 상당수의 개방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천 등 수도권의 주택사업경기 내림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