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추세 누그러졌다…ICE달러지수, 12년 만에 최대 월간 낙폭

입력 2022-11-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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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4% 이상 하락
최근 2주간 20년래 최고치서 후퇴
물가상승률 완화에 긴축 속도조절 기대 커진 탓
연준 긴축 여전해 과잉반응이라는 지적도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미국 물가상승률 완화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곧 금리 인상을 늦출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강달러 추세도 뚜렷하게 누그러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이달 들어 지금까지 4% 이상 하락했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월간 낙폭이다.

지수는 여전히 올해 들어 약 11% 상승했지만, 최근 2주 동안은 20년 내 최고치에서 후퇴했다.

유로화는 9월 미국 달러당 0.9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1.04달러까지 반등했고 파운드화도 9월 사상 최저치에서 회복세를 보인다.

이달 강달러 추세가 주춤한 건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달러는 연초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로 번지고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을 펼치자 초강세를 보였다. 일본을 제외한 다른 주요국도 연준을 따라 긴축에 나섰지만, 연준의 후발주자인 탓에 이들의 통화 가치는 탄탄한 미국 경제를 기반으로 한 달러보다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자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달러에 몰려들었다.

하지만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최근 공개된 일부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이 고점에서 내려왔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여기에 10월 미국 기존주택 매매가 역대 최장 기간인 9개월 연속 감소하며 지나친 긴축의 역효과까지 나타나자 투자자들은 이제 연준의 정책 변경 여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매쿼리의 티에리 위즈먼 투자전략가는 “모든 것이 미국 디플레이션을 가리키고 있고, 우린 내년 1분기 미국 경제 둔화를 보게 될 것”이라며 “그것이 달러 약세의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HSBC는 이번 주 고객 서한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주기가 끝나감에 따라 지난 1년에 걸친 강달러는 내년 역전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달러는 정점을 찍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연준 위원들은 긴축을 이어갈 뜻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최소 5~5.25%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하나의 경제지표에서 너무 많은 것을 읽어선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외환 전략가는 “연준 위원들이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을 고려하면 달러 가치 하락은 과잉반응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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