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1월 소비자물가 5.0%↑…7개월 만에 상승폭 최저

입력 2022-12-02 09:02수정 2022-12-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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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농·축·수산물 상승세 둔화…근원물가 상승세는 여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0% 올라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석유류를 비롯해 채소류 등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다만, 가공식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갔고, 전기·가스·수도 가격의 상승 폭도 가팔라 5%대의 고물가 흐름이 지속됐다.

통계청은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9.1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4.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4.1%)에 4%대를 넘어선 이후 5월(5.4%)에는 5%대를 돌파했고, 6월과 7월엔 각각 6.0%, 6.3%씩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8월(5.7%)과 9월(5.6%)에는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10월에는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오르면서 반등했다. 물가는 10월을 제외하면 7월을 정점으로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7개월째 5%대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의 상승세가 크게 둔화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0.3% 상승하는 데 그쳤고, 전월(5.2%)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축소됐다. 채소류(-2.7%)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은 2.0% 내렸고, 농산물 중에서는 오이(-35.3%), 호박(-34.9%), 상추(-34.3%), 쌀(-10.0%) 등의 하락세가 컸다. 축산물과 수산물의 상승률은 각각 1.1%, 6.8%를 기록했다. 이로써 농·축·수산물의 전체 물가 기여도는 10월 0.46%포인트(p)에서 0.03p로 낮아졌다.

공업제품은 5.9% 올랐지만, 전월(6.3%)보다는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석유류는 국제 유가 하락 등에 따라 5.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석유류는 지난 6월(39.6%) 정점을 찍은 이후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7월(35.1%), 8월(19.7%) 9월(16.6%), 10월(10.7%)에는 상승세가 둔화했다. 다만 경유(19.6%)와 등유(48.9%)의 상승세는 여전히 높았다. 가공식품은 9.4% 올랐지만, 전월(9.5%)보다는 상승 폭이 축소됐다. 이에 따라 공업제품의 기여도는 전월 2.20%p에서 2.08%p로 낮아졌다.

전기·가스·수도는 23.1% 상승해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은 정부가 지난달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모두 인상하면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는 6.2% 올라 전월(6.4%)보다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개인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1.97%p에서 1.91%p로 낮아졌다. 외식 물가는 8.6% 상승했고, 외식 외 개인서비스는 4.5% 각각 올랐다. 외식 중에서는 생선회(9.0%), 구내식당식사비(5.5%) 등의 가격이 올랐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4.8% 올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4.3% 상승했다. 각각 2009년 2월(5.2%), 2008년 12월(4.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며, 전월보다도 상승 폭이 확대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11월 석유류나 채소류 가격이 높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고, 섬유제품과 화장품 가격의 오름세가 확대된 영향이 있었다"며 "의류 등 섬유제품은 계절 신상품이 출시됨에 따라 가격을 인상한 측면이 있었고, 원재료나 중국의 인가공비도 오르면서 원가 상승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물가는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지만, 당분간 현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어운선 심의관은 "원유(原乳) 가격 인상으로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석유류 가격도 다소 오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지속하고 개인서비스 가격도 최근 소비심리 추이를 고려하면 오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길게 본다면 지금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가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그렇게 커지지는 않으리라고 예상된다"며 "올해 물가가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내년엔 역기저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여 지금보다는 좀 많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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