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지각변동…애플, 삼성 제치고 1위 예상
삼성전자, 세계 2위 시장 인도 겨냥…샤오미 뒤 ‘바짝’
최근 임원인사서 ‘인도 전략통’ 박종범 부사장 선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애플이 약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한때 1위 자리가 무색할 만큼 고배를 마시고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재편 전략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인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이후 중국에서 12주간 판매량 1위를 유지했다. 전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대비 11% 하락했지만, 애플의 실적만큼은 8% 증가했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애플은 중국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을 끌어 올리며 높은 점유율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차별화된 스펙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판매 단가도 올리는 전략이 성공했고, 향후에도 이런 방식의 전략이 지속적으로 구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같은 중국 시장에서 암울한 상황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경우 애플과 현지업체에 밀려 6년째 0%대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 20%를 웃도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과 더불어 세계 최대 규모로 꼽혔던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역시 삼성전자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24%로 50%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악재가 겹치면서 4분기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왕좌를 애플에 내줄 전망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전분기(17.6%)보다 7%포인트 오른 24.6%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전자는 전분기(22.2%)보다 2.0%포인트 줄어든 20.2%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을 꺾고 전 세계 2위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성장한 인도를 공략하는 데 나섰다. 인도의 인구 14억 명으로 단일 국가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인 만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의 격전지로 꼽힌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특징은 온라인 채널의 판매 비중이 50%에 달할 정도로 크다는 점인데, 여기서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플립카트(Flipkart)와 아마존(Amazon)을 통한 간접 판매를 강화하는 동시에 자체 사이트인 삼성닷컴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인도 온라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연중 최고치인 17%를 기록했다. 1위 샤오미(28.2%)와 2위 리얼미(18%)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아크의 파이살 카우사 선임애널리스트는 내년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23~24%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인도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인도 사업을 담당하는 서남아총괄로 박종범 부사장을 선임했다. 박 부사장은 최근까지 인도 모바일사업본부장을 맡는 등 삼성 내에서 ‘인도 전략통’으로 불린다. 그는 인도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판매량 상승에도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인도 온라인 채널에서 삼성과 전통적인 강자인 샤오미, 리얼미와의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삼성의 인도 내 높은 오프라인 출하 비중을 고려할 때, 타 업체 대비 비교 우위를 위해서는 현시점에서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관리 강화 또한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