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빌라(연립·다세대)와 오피스텔 1139가구를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속칭 '빌라왕' 김 모 씨 소유 주택과 오피스텔이 최근 무더기로 경매 시장에 나왔다.
대부분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경매신청을 한 경우로, 경매 신청자의 채권 청구액만 1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빌라왕 김 씨 명의의 수도권 부동산 총 47건이 올해 3월 이후 대거 경매에 부쳐졌다.
이 가운데 1건은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이며, 46건은 경매 신청이 됐으나 아직 입찰이 진행되지 않은 예정 물건이다.
경매 신청된 김 씨 소유 부동산은 서울·수원·인천 등 소형 다세대(도시형 생활주택 포함)가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오피스텔(10건)·주상복합(8건)·상가(4건)·아파트(1건) 등이었다,
대부분은 임차인이 임대 계약 만료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경매 신청한 것으로, 금융기관의 대출 등 선순위 채권이 거의 없는 대신 상당수는 경기도 포천세무서의 압류가 걸려 있었다.
채권 청구액은 대부분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1억 원 중반∼2억 원대가 다수다. 현재 경매 신청된 47건의 채권 청구액은 총 105억754만 원(평균 2억2350만 원)으로 100억 원이 넘었다.
인천·고양시 일부 물건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위변제한 뒤 채권 회수를 위해 강제경매를 신청한 것도 있었다.
경매 예정 물건 46건 중 7건은 경매를 신청한 임차인이 직접 경매를 취하했다. 경매를 통해 전세보증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HUG가 경매 신청한 1건은 각하됐다.
경매 전문가들은 김 씨 소유 빌라 등이 1000가구가 넘는 것을 고려할 때 앞으로 전세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물건들이 줄줄이 임차권 회수를 위해 경매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HUG에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임차인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증금을 HUG로부터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임차인은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