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인도장 시범운영 임박…주류·담배 두고 갈등 여전

입력 2023-04-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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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 면세업체 "운영하지 말라는 것"…매출 타격 우려

입국장 인도장 인도 대상 품목, 제한 없이 운영 방침
중소 면세업체, 매출 타격 우려…주류·담배 매출 비중 80%
관세청 "운영 상황 보고 중소·중견기업의 목소리 듣겠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이 들어서는 가운데 인도 대상 품목에 주류와 담배를 포함하는 안을 두고 정부와 중소·중견 면세업체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중견 면세업체는 주류·담배가 포함될 경우 매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품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운영한 뒤 향후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13일 관세청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이달 17일부터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면세품 인도장이 시범 운영된다.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이 국내에서 운영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범 운영 사업자는 한국면세점협회이며 시범 운영 기간은 올해까지다.

입국장 인도장은 출국하기 전 면세점에서 산 물건을 맡겨놓고 해외 일정을 끝낸 뒤 입국할 때 면세품을 찾는 곳이다. 출국 전 구매한 면세품을 여행 내내 들고 다니지 않아도 돼 편리한 만큼 면세업계 활성화 대책 중 하나로 꼽혀왔다.

2019년 관세법과 2020년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입국장 인도장을 신설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나 중소·중견 업체 타격 우려 등으로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관세청이 발표한 면세산업 활성화 대책 후속조치로 본격 시행됐다. 다만 관세청은 중소·중견 면세업체가 운영하는 입국장 면세점이 없는 부산항에 입국장 인도장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손님들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면세점에서 쇼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 오픈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류·담배를 인도 대상 품목에 포함시키는 안을 두고 정부와 중소·중견 면세업체 간 갈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중소·중견 면세업체는 인도장 인도 대상 품목에 주류·담배가 포함될 경우 입국장 면세점 경쟁력을 떨어뜨려 매출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주류·담배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삐 나가는 입국장 특성상 면세점에서 화장품, 식품보다 해외 현지에서 사지 못한 주류와 담배를 사는 게 일반적이라는 게 중소·중견 면세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경복궁면세점(구 엔타스듀티프리)은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에서, 그랜드면세점은 김포공항과 대구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입국장 인도장 도입을 반대하는 의견을 관세청에 전달한 바 있다.

중소·중견면세업체 관계자는 “시설 투자비, 인건비, 공항수수료 등을 내가면서 입국장 면세점을 관리하고 있는데 인도장은 그게 아니지 않느냐, 인도장을 운영하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우리보다 싸게 팔아도 충분히 이윤이 남을 것”이라면서 “한마디로 (입국장 면세점을)운영하지 말라는 것이랑 같다”고 토로했다.

반면 정부는 인도장 인도 대상 품목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관세청과 면세업계 등으로 이뤄진 면세산업발전협의회에서 주류·담배 품목을 1년 간 인도 대상에서 유예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끝내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시범 운영인 만큼 우선 품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운영하면서 동시에 중소·중견 면세업체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듣겠다는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입국장 인도장 시범 운영 결과를 지켜보고 확대 여부 및 향후 시행 방안을 논의해보자고 결정을 했다”면서 “우선 운영되는 상황을 보고 운영 기간 동안 중소·중견기업의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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