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품목의 수출특화 전환 전략 필요”
최근 수출 역성장의 위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경쟁 열위에 있는 교역 품목이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10년간 수출 품목의 무역특화지수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경련이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활용해 우리나라 수출품목(HS코드)의 무역특화지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수출에서 경쟁우위를 가진 수출특화 품목 수는 감소세인 반면, 경쟁 열위를 가진 수입특화 품목 수는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수입특화 품목은 전체 1216개 교역품목 중 815개였으나, 작년에는 1221개 중 846개로 31개 늘어나 분석기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특화 품목은 401개에서 375개로 26개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을 기점으로 심화했다. 2019년 대비 수입특화 품목이 19개 급증하고 수출특화 품목은 18개 급감했기 때문이다. 전체 교역품목 중 수입특화 품목의 비중은 2019년 67.7%에서 작년 69.3%로 1.6%포인트(p) 증가했다.
향후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정 품목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출구조 특성상 과거에는 수입특화 품목이 수출특화 상태에 있는 품목보다 많아도 수출실적이 양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수입특화 품목의 증가세가 심화한 것은 전반적인 경쟁력 약화를 의미한다.
수출 상위 10대 품목을 대상으로 경쟁력 변화를 살펴보면 2013년에는 수입특화 품목이 석유 등 광물성연료(무역특화지수 △53.9) 1개뿐이었지만 광학‧정밀‧의료기기의 무역특화지수가 2021년부터 양수(+)에서 음수(-)로 전환하면서 2개로 늘어났다.
나머지 8개 품목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중 5개 품목에서 무역특화지수가 감소하면서 비교우위의 정도가 약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등 전기기기 (2013년 30.4→2022년 23.0) △기계(11.1→3.3) △자동차(74.8→55.5) △선박(91.0→77.1) △유기화학품(26.7→21.1) 등 5개 품목에서 수출 경쟁력이 약화했다.
무역특화지수가 증가하면서 경쟁력이 강화된 품목은 △플라스틱(49.2→49.7) △철강(4.5→19.5) △철강제품(13.5→23.7) 등 3개에 그쳤다.
수입특화 품목의 증가세는 특히 우리 수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중국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대중교역에서 무역특화지수가 음수인 수입특화 품목은 2013년 전체 1168개 중 773개로 60%대(66.2%)였으나, 작년에는 77.5%(1185개 중 918개)로 증가했다.
이는 한국의 대중 수출품목 10개 중 7개 이상에서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특화지수가 양수인 수출특화 품목은 동기간 395개에서 267개로 감소하면서 전체 교역품목 대비 비중도 33.8%에서 22.5%로 10.0%p 넘게 줄었다.
대중 수출 품목별 무역특화지수는 상위 10대 중 9개 품목에서 경쟁력이 약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 등 전기기기(29.3→12.8)를 비롯해 △광학·정밀·의료기기(71.9→31.7) △유기화학품(70.7→28.2)의 무역특화지수가 절반 미만으로 감소했고 △플라스틱(70.8→43.0) △석유 등 광물성연료(73.8→64.7) 등 품목도 경쟁력이 약화했다.
기계(20.2→17.4) 및 자동차(63.3→41.7)는 양수였던 무역특화지수가 음수로 반전하면서 수출특화에서 수입특화로 전환했다. 철강(29.9→30.5) 및 무기화학품(38.2→38.5)은 수입특화가 심화했다. 무역특화지수가 증가하면서 비교우위가 강화된 품목은 정유·화장품(69.1→91.8)이 유일했다.
전경련은 향후 수출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현재 수입 특화된 품목을 수출특화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세계시장과 중국을 대상으로 우리 수출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수출 한파가 더 거세질까 우려된다”며 “수출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첨단분야에 대한 한미, 한일 간 협력 등을 활용해 글로벌 수요가 큰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주력 수출품목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