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국내 금융 부문에서 ‘긍정적’ 전망이 제시된 업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고금리 영향으로 해외 부동산자산에 대한 자산 건전성이 악화하는 등 부정적 환경이 지속하면서다. 하반기 신용등급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해외대체투자 리스크 등이 방향성이 될 것으로 봤다.
17일 한국신용평가는 웹캐스트를 열고 상반기 국내 신용등급 정기평가 결과 상반기 금융부문의 상하향배율 0.6배로 하향 기조 전환했다고 밝혔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2017년부터 저금리 등 우호적 금융환경에 기반해 지속해온 신용등급 상향기조는 하향 기조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캐피탈, 저축은행, 부동산신탁 업종의 부동산 PF 경착륙 가능성을 우려했다. 캐피탈 업종의 A급 이하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및 본PF 대출 규모는 169%로 AA급(99%)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형증권사와 중소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PF대출 격차는 이보다 낮았다. 자본 3조 원 이상 대형사의 지난 3월 말 기준 PF대출 규모는 34%로 중소형사(52%)에 비해 낮은 규모였다. 위 실장은 “증권사는 최대 50%로 양적 부담만 보면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했다.
반면, 해외 부동산시장에서 대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부동산 담보대출·부동산 펀드 등의 비중은 24%를 기록해 중소형사(11%) 대비 2배 이상 차이 났다. 위 시장은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대체투자에서 세컨티어(후순위)로 참여하고 있어 자산건전성과 유동성 관리 부담 증가가 신용도에 주요 부담으로 작용한다”라고 했다.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현황을 보면 미국이 47%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국을 비롯한 유럽도 34%로 높은 수준이다. 오피스가 전체의 50%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호텔과 숙박시설도 단일상품으로 17%를 기록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위 실장은 “오피스에 한정해서 보면 유럽보다 미국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라며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LTV, 금리 여건 등 차원에서 리파이낸싱 부담이 커졌고, 부동산 경기 둔화로 투자자산 부실화 등 위험 관리가 미흡한 업체는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커질 것”으로 봤다.
해외 대체투자에서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져가 높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이 지목됐다. 부동산 PF의 경우 중소형사인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이 부실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신평은 이들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며, 모니터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