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밸류·NH아문디·삼성자산운용 등 일부 상품 최근 수익률 10% 넘어
펀드 설정액 감소 추세…올해 들어 79억 자금 빠져 나가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22개 어린이 펀드(설정액 10억 원 이상 대상)의 평균 수익률은(10일 기준) 15.46%를 기록했다. 기간을 최근 3개월로 좁혀봐도 어린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18%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4.21%)을 소폭 웃돌고 있다. 이 기간 어린이 펀드는 일제히 플러스(+) 성과를 올렸다.
펀드 상품별로 보면 한국투자밸류신탁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 C-E와 A클래스가 모두 올해 22.02% 수익률을 내며 선두를 차지했다. 3위도 한투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 C클래스(21.88%)였다. 최근 5년으로 따지면 이들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6.32%에 육박한다.
‘밸류10년’이라는 이름대로 장기투자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최대 10년 동안 환매 제한을 두고 있다.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도 JYP엔터테인먼트, 동원에프앤비(F&B) 등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다. 이 펀드는 어린이, 청소년 등 미성년자만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상품이다.
이어서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아문디아이사랑적립 펀드’(19.54%),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ESG펀드’(18.44%),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 펀드(18.00%) 등도 20% 가까운 수익률을 냈다. NH-아문디아이사랑적립과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 펀드는 각각 2005년과 2006년에 처음 설정됐다.
다만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설정액이 몰리진 않았다. 이날 기준 어린이 펀드 총 설정액은 4280억 원으로 올 들어 꾸준히 투자금이 줄어들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79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체 22개 펀드 중 연초 이후 자금이 유입된 어린이 펀드는 단 4개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 1억5000만 원가량 유입된 NH아문디아이사랑펀드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2000억 원도 채 못 되는 설정액이 들어왔다.
특히 운용설정액이 높은 펀드일수록 수익률은 미미했다. 운용설정액이 1691억 원으로 가장 높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2.31%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과 비교하면 성과가 한참 떨어진다. 다음으로 운용설정액(642억 원)이 많은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엄마사랑어린이펀드’도 같은 기간 2.96% 수익률로 3%를 넘지 못했다.
어린이 펀드는 2000년대 중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자녀들의 대학 자금과 함께 재테크 교육까지 챙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공모펀드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기를 맞으면서 전체 설정액이 쪼그라들고 있다. 펀드 상품은 유동성이 어려운 부동산 대신 자금을 빼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향후 교육자금 등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설정됐다는 점도 자녀 양육 과정에서 펀드 해지율이 높은 원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