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책금리 인하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 영향
“엔 수요 곧바로 대체하긴 어려울 것”
남미 자산 대상 엔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올해 42%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인베스코,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TD증권 등이 최근 한 달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캐리 트레이드 옵션으로 엔화 대신 위안화를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다른 통화로 표기된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고수익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위안화 대출비용이 급증했지만,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로 통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6월에 이어 8월 한 차례 추가 인하한 것을 비롯해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와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잇달아 낮추면서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시장에서는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위안화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 입장에서는 차입비용이 적어지게 된다.
반면 캐리 트레이드 수단으로 오랫동안 주목받았던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변화 기류가 감지되면서 최근 들썩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성장 회복세가 탄력을 받자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2016년 이후 7년 넘게 고수해온 마이너스(-) 기준금리에 종지부를 찍는 논의에 곧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엔 캐리트레이드 수요를 곧바로 위안화가 대체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 기준금리가 두 자릿수대인 남미 시장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성과가 여전히 짭짤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과 멕시코·콜롬비아 페소 자산 대비 엔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42%(15일 기준)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증시 나스닥지수 상승률(31.5%)을 웃도는 것이다.
중국 당국의 역외 환율 개입도 변수로 꼽힌다. 중국 국영은행들은 투기세력을 차단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역외 위안화 공급을 줄이고 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당국의 이런 개입은 위안화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고 그 결과 수익을 더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 매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