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총 시즌 앞두고 경영권 분쟁주 주가 ‘요동’
증권가 “행동주의 내년 초까지 본격화…추격매수 유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면 기업 주가는 요동친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개매수 선언, 최대주주의 움직임 하나에 주가는 일희일비한다. 내년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를 비롯한 주주 행동주의가 늘어나면서 희비가 교차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증권가에선 경영권 분쟁 속에 주가 변동성이 높아진 기업을 추격 매수하는 데는 신중해야 하다고 조언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 주가는 11월부터 이날까지 20% 넘게 올랐다. 10월만 해도 10만 원 선을 유지하던 삼성물산은 이달 12만 원을 돌파했다. 14일 장중에는 13만 원 선을 깨기도 했다. 영국계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털와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가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주환원 등에 대해 문제 제기한 영향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KCGI자산운용이 주주 행동에 나서면서 주가 변동성이 심화했다. 6~11일 4거래일간 약세를 보이던 현대엘리베이터는 12~20일 7거래일간 상승 마감했다. 앞서 8월에도 현대엘리베이터는 KCGI자산운용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 등을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주가가 요동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행동주의 움직임이 내년 초까지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의 KB ESG솔루션팀은 “상법상 주주제안 안건은 주주총회 실시 6주 전까지 전달돼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은 내년 초까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며 “행동주의 전략을 취하는 펀드들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기점으로 캠페인을 벌일 대상 기업들도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경영권 분쟁이 극화한 종목 대한 추격매수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단기적으로는 이슈가 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릴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하는 지는 의문”이라며 “이미 분쟁으로 주가가 오른 시점에서 사들인다는 것은 변동성에 취약한 투자법으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