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km 기름띠 형성, 4만1000톤 비료도 유출
예멘 “우리나라에 새로운 비극”
전문가, 정화 계획 수립 촉구
2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한 후 처음으로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민간 선박이 홍해에서 침몰했다.
지난달 18일 미사일 2발에 피격된 선박은 한동안 인근 해상을 표류했지만, 결국 인양되지 못한 채 가라앉았다.
탑승 선원 24명은 전원 구조됐지만, 선박이 가라앉으면서 홍해 일대의 해양 환경에 비상이 걸렸다. 선박에서 유출된 기름이 해양 생태계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군 중부사령부는 선박 피격 후 주변에 기름이 유출되면서 29km의 기름띠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홍해 남부에는 산호초와 맹그로브, 기타 다양한 해양 생물이 서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흐메드 아와드 빈 무바라크 예멘 외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선박 침몰은 이 지역에서 전례 없는 환경 재앙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와 우리 민족의 새로운 비극”이라며 참담함을 표현했다.
피격 선박에는 4만1000톤의 비료도 실려 있어 추가 피해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료와 비료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 때문이다. 비영리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성명을 내고 “질산암모늄 유출은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군 역시 “비료가 홍해로 유출돼 환경 재앙을 악화할 수 있다”며 “후티 반군은 어업과 지역사회, 식량 수입을 위협하면서도 무차별 공격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요르단대 해양과학연구소의 알리 알-사왈미 소장은 “이렇게 많은 비료가 홍해에 유출되면 해양 생물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영양분의 과부하는 조류의 과도한 성장을 촉진할 수 있고 산소를 너무 많이 소모해 일반 해양 생물이 살 수 없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해 연안 국가들은 오염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의제를 수립하고 정화 전략을 세우기 위한 긴급 계획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