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업계 “가이드라인 위반, 꼼수” 반발
T커머스업계 “기존 기능에 추가…예약도 고객 선택” 반박
TV홈쇼핑업계와 데이터홈쇼핑(T커머스)가 업황 불황으로 인해 자잘한 충돌을 빚고 있다. 지난해 T커머스의 생방송 송출 허용 여부를 두고 한 차례 충돌한 데 이어 올해는 T커머스의 ‘화면 예약 확대’ 기능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 두 업계 모두 불황으로 생사기로에 놓이면서 이와 같은 생존을 위한 공방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T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라이브쇼핑은 4월 말 신규 도입한 화면 확대 예약 기능을 최근 중단했다. 앞서 신세계라이브쇼핑은 같은달 중순 화면 확대 예약기능을 추가했으나, 도입 일주일도 채 안 돼 기능을 회수한 것이다. TV홈쇼핑업계가 T커머스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며 반발한 데 따른 부담이 컸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이 도입한 화면 확대 예약 기능은 고객이 화면 확대를 예약할 경우 방송 화면을 둘러싸고 있는 데이터 영역이 사라지면서 화면을 100% 키우는 기능이다. 방송 채널을 옮기더라도 다시 돌아오면 예약 기능으로 인해 화면이 자동으로 확대된다.
이런 기능은 T커머스의 송출 특성에 비춰 획기적인 시도로 여겨졌다. 통상 TV와 리모컨으로 상품정보 검색, 구매, 결제 등을 할 수 있는 T커머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생방송을 진행할 수 없고 전체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로 구성해야 한다. 다만 고객이 별도의 조작을 활용하면 방송 화면을 100%까지 키울 수 있다. 이에 T커머스업체는 별도 버튼을 통해 방송을 전체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왔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의 기능 회수 조치로 인해 T커머스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예약 조차도 고객이 직접 선택하는 경우에 포함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T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리모컨을 통해 버튼을 누르면 크게 보는 기능을 전 사업자 모두 제공하고 있고 여기에 예약 기능만을 하나 추가한 것”이라며 “화면 확대 예약은 고객이 직접 버튼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고객 선택으로 인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TV홈쇼핑업계는 T커머스의 화면 확대 예약 기능을 ‘꼼수’로 규정했다. 화면 확대 예약 기능을 활용하면 채널을 옮겼다오더라도 자동으로 방송화면이 커지기 때문에 사실상 TV홈쇼핑과 동일한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TV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영역을 전체 화면의 50%로 구성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에서 승인 조건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다른 채널을 갔다가 돌아와도 (화면이) 커지기 때문에 그 자체가 꼼수”라고 반박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TV홈쇼핑과 T커머스의 신경전은 계속 되고 있다. 앞서 양측은 T커머스 생방송 송출 허용 여부를 두고 작년부터 공방전을 펼쳤다.
T커머스의 생방송 송출 허용은 최근 수년간 홈쇼핑 정책 주요 쟁점으로 거론돼오다 작년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과 과기정통부의 검토로 인해 급물살을 탔다. 이에 대해 TV홈쇼핑업계는 “T커머스가 생방송에 나설 경우 홈쇼핑 채널 입점 경쟁으로 인한 송출수수료 증가로 업계 전체가 공멸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TV시청자수 감소에 따른 홈쇼핑산업 불황이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이유라고 본다. 두 업계 모두 생사기로에 놓인 만큼 생존을 위해 한끝 차이 영역 싸움을 계속 하는 탓이다.
작년 TV홈쇼핑 7개사(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GS샵·NS홈쇼핑·홈앤쇼핑·공영쇼핑)의 영업이익은 32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6% 감소했다. 이어 데이터홈쇼핑 단독 사업자 5개사(SK스토아·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W쇼핑·쇼핑엔티)의 작년 영업이익은 2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