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긴급 현안질의 참석...티몬·위메프 대표들도 함께 등장
“정확한 피해액, 현재론 추산 못해”
“美 위시 인수에 판매대금 썼다” 실토
구체적 해법 오리무중…“정부 도와달라”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티몬·위메프 판매자(셀러) 정산대금 지연 사태 3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셀러 정산금 지연 사태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 초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인수할 당시 판매 대금을 끌어다 썼다는 내용을 실토하면서 파장이 거셀 전망이다.
구 대표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했다. 애초 강제성이 없는 자리라 실제 출석할지 불투명했으나, 구 대표는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와 함께 회의 시작 전 등장했다. 2022년 티몬 인수 이후 구 대표가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이후 22일 동안 줄곧 종적을 감췄던 그다.
구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들 앞에서 “이번 사태로 피해 입은 고객, 판매자 파트너,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열심히 노력해주신 정부 관계자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또 먹튀 의혹에 대해 그는 “진정으로 한치의 개인적 욕심은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구 대표는 이번 셀러 정산금 지연 사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800억 원의 자금이 있지만 당장 쓸 수가 없으니 정부에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피해액을 정확하게 추산하지 못했다”면서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 원인데 바로 이 부분으로 다 투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또 그는 “보유하고 있는 큐텐 지분이 38%”라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자금 마련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약간만 도와주면 회복하고 정상화할 수 있다”고 공적자금에 기대려는 모습을 보였다.
답변 과정에서 큐텐이 위시 인수에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일부를 끌어다 쓴 정황도 드러났다. 구 대표는 “위시 인수액 2300억 원 중 400억 원이 들어갔는데, 당시 그룹 내 있는 자금을 모아 지급했다”며 “(정산해 줘야 할 판매대금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산 지연 사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연했다.
셀러 판매대금을 유용한 것이냐는 지적에 대해 구 대표는 “내부 절차를 통해 이뤄진 것이고 그 부분(판매대금)은 바로 한 달 내 상환했다”고 해명했다.
구 대표는 잠시 쉬는 시간 기자들과 만나, 회생가능성에 대해 “(벤처투자)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벤처투자를)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정산대금 마련과 지급 시점에 대해선 “지금 이렇게 된 상태에서 제가 얘기하는 게 힘들지 않겠느냐”며 “죄송하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