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채상병특검 등 뇌관
野 ‘尹거부’ 법안 재표결 시사에
與 “회담 전부 공개하자” 맞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첫 공식 회담을 앞두고 여야가 수싸움에 돌입했다. 이들은 25일 회담 전까지 의제 주도권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0일 본지 취재 결과 ‘민생지원금 25만원 지급’과 관련해선 접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의 개념이 아닌 ‘격차 해소’ 관점에서 추석 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격차해소’ 테마로 가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라며 “‘격차해소’에는 약자 복지가 포함되지만, 선별적 복지도 포함된다.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친한계 관계자는 “지역화폐를 주는 형식은 우리와 맞지 않다”며 “약자를 지원하는 형식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전 국민 지급’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선별지급’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여야 모두 협상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대표가 제안한 ‘지구당 부활’과 관련해서도 양당 대표의 이견이 적다는 점에서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관련해선 당장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미지수란 기류다. 이 대표는 최근 금투세 완화 필요성을 밝혔던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진성준 정책위의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금투세를 시행하자는 의도가 담겼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금투세 토론회를 개최해 민주당을 압박할 심산이다. 토론회를 주최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송언석 의원 측은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 논의에 응하지 않고 한발 뒤로 물러난 상황에서 금투세 폐지의 당위성을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고 전했다. 토론회에는 한동훈 대표를 비롯해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가 참석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도 뇌관이다.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제보 공작 의혹, 추천 방식 등을 언급하며 “변해 있는 상황에 따라 지금 의원들을 만나면서 의견을 수렴 중이다”라면서 “상황에 따라 정리해 고민들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특검 자체를 두고 비토 분위기가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유튜브 방송에서 “원내대표가 반대 의견이라 쉽지 않다. 의원들도 특검법 반대를 위해 필리버스터까지 했다”며 당내 설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건희 여사 등을 수사 대상으로 적시해 세 번째 특검법을 발의한 민주당은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9일 한 대표를 향해 “26일까지 조건을 달지 말고, 토를 달지 말고 특검법을 발의하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양측에서는 서로를 향해 맞불을 놨다. 민주당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방송 4법’ 등 6개 법안을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회담을 모두 공개하자고 맞받아쳤다. 박 실장은 “지금 릴레이 탄핵 등이 많고 무의미한 청문회 등이 많은데 이런 정쟁 정치를 중단하는 선언을 하자는 제안을 우선 던져보려고 한다”며 회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