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수 외과 교수 “수술 술기 표준화 정립 위해 계속 연구할 것”
이대서울병원은 조영수 외과 교수가 다빈치 SP 로봇을 이용해 비장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11일 밝혔다.
다빈치 SP 로봇을 이용한 비장절제술은 서울 서부권 최초의 사례이자 국내에서 두 번째 시행된 사례다. 이대서울병원은 다빈치 SP 수술 경험이 많은 의료진의 집도를 통해 단일공 로봇 수술 전문기관으로 명성을 재확인했다.
다빈치 SP 로봇 수술은 하나의 절개 부위를 통해 수술하는 단일공 기법이다. 약 1.5~3cm 절개 하나로 좁고 깊은 곳에 있는 수술 부위에 접근해 복잡한 수술을 진행한다. 하나의 적은 절개로 정교한 수술을 진행해 수술 부위의 통증이 적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20대 A 씨는 올해 이대서울병원에서 시행한 건강 검진 상 복부 초음파 이상 소견으로 복부 CT를 권유받아 촬영했다. 검사상 비장에 약 7~8cm 정도의 커다란 낭성 종괴가 발견됐으며, 환자는 수년간 식후 복부 불편감과 소화불량이 있어 식사량이 불충분해 160cm의 키에도 체중이 43kg에 불과했다.
조 교수는 면담 및 진료 후 큰 종괴가 위장을 직접 눌러 증상을 유발한다고 판단, 치료적 목적 및 조직학적 진단 목적으로 비장절제술을 계획했다. 환자가 젊은 미혼 여성임을 고려해 4~5개의 투관침을 사용해야 하는 복강경 수술 대신 단일공을 사용하는 다빈치 SP 로봇 시스템을 활용해 상처와 회복 기간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환자는 지난달 26일 성공적으로 수술받은 후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비장은 인체의 면역 기능의 일부를 담당하면서 수명이 다한 혈구 세포의 처리 기능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비장동맥과 비장정맥, 그 외 주변 혈관들을 통해 상당히 많은 혈류가 통과해 수술 중 출혈의 위험이 크다. 이에 수술 중 에너지 절삭기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지혈하고, 의료용 흡입기(suction)를 사용해 흘러나온 피를 제거하는 등 시야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 절삭기와 흡입기 사용이 제한적인 단일공 로봇 수술은 비장잘제술에 적용이 쉽지 않다. 이런 한계로 국내에서는 다빈치 SP 로봇을 이용한 비장절제술은 이전까지 단 한 건만이 보고됐으며, 서울 서부권에서는 이번 증례가 최초다.
조 교수는 “다빈치 SP 로봇을 이용해 수백 건의 수술을 진행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철저한 수술 계획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수술을 진행했다”라며 “이후로도 몇 명의 환자들이 이 다빈치 SP 로봇 비장절제술을 위해 대기 중이며, 기존의 복강경보다 더 큰 환자 만족도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는 개원 이후 현재까지 간, 담도, 담낭, 췌장 등의 영역에서 430건이 넘는 다빈치 SP 로봇 수술을 시행해 해당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조 교수는 다빈치 SP 로봇을 이용한 대장암-간전이암 동시 수술에서 해부학적 간절제를 국내 최초로 집도한 바 있다.
조 교수는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아직은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단일공 로봇 간절제술이나 담도, 췌장, 비장, 부신 수술 등의 적응증과 수술 술기의 표준화를 정립하기 위해 계속 연구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