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법 근간 훼손 등 기업 경영에 부정적
전국 대학교의 상법 전공 교수들을 대상으로 ‘이사 충실의무 확대’를 위한 상법 개정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열 명 중 여섯 명은 개정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전국의 법학전문대학원 및 대학교 법학과에 소속된 상법 전공 교수 131명을 대상으로 상법 개정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시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상법 개정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회사법에 이미 소수 주주 보호 조항 이미 있음(40.3%)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회사법 근간 훼손 27.4% △이사 충실의무 주주 확대 시 필요 조항(부작용 방지 조항) 미비 24.2% △회사법에 대주주의 사익추구 방지 조항 이미 존재 8.1% 순으로 집계됐다.
이사 충실의무 확대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65.7%로 ‘긍정적’이라는 의견 34.3%에 비해 2배가량 높아 상법을 개정하는 경우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예상하는 이유’로 이사에 대한 소송 증가로 투자 등 정상적인 경영 활동 위축이 49.2%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행동주의펀드 등 투기자본의 경영 간섭 증가 33.9% △채권자, 근로자 등 주주 외 이해관계자들의 이익 침해 9.2%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 위축 7.7% 순이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 해소를 위한 최우선 정책 과제’로 자본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자율조정 유도가 37.4%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로 증시 투자자들의 신뢰 확보 29.3%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기업 제도환경 조성으로 기업 경영실적 개선 유도 17.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보다 월등히 높은 상속세율 인하 11.1%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통한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입 유도(5.0%)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대다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당국의 개입보다 시장 자율과 기업의 자발적 참여 및 경영환경 개선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가 바람직하다고 봤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다수의 상법 전문가들이 반대하는 이사 충실의무 확대를 추진할 경우 소송 증가 및 투기자본의 경영간섭이 우려된다”며 “해외사례가 사실상 없고, 기업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인수ㆍ합병(M&A) 등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상법 개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