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문재인·정몽규·최태원”...진흙탕 국감 예고

입력 2024-09-25 15:38수정 2024-09-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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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관련 최태원·노소영 증인
공천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도 물망
과방위 출석 증인만 108명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채 통과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다음 달 7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각 상임위 증인 신청 열기가 뜨겁다.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나비아트센터 관장을 부르는가 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 등도 증인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라 벌써부터 열기가 뜨겁다”면서도 “‘행정부 감시’라는 본래 취지에 맞는 국감인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최근 이혼 재판에서 드러난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과 관련한 세금 누락 혐의를 묻기 위해 최 회장과 노 관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위 여야 간사는 조만간 두 사람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할지를 놓고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소속 기재위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기재위는 기업인들을 불러서 호통치는 곳이 아니라 세법 등 전반적인 살림살이를 의논했던 게 전통”이라고 했다.

기업인 소환 예고는 기재위뿐만이 아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7대 기업의 경영 총수들을 증인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환노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방사능 피폭 사고 문제도 있고, 노조 문제도 있어 총수부터 실무자까지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에서도 기업인 소환을 준비 중이다. 국민의힘 소속 문체위 관계자는 “증인 명단에 넷플릭스가 들어가 있다”며 “과방위에서 망 사용료나 OTT 문제를 집중 질의한다면, 문체위에선 저작권 문제를 다룰 것 같다”고 했다.

쟁점 현안을 두고 여야 충돌이 예고된 상임위도 속속 드러났다.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우 10일에 있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한 질의에 김영선 전 의원 등이 증인 및 참고인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상조 전 정책실장 등이 증인 및 참고인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소속 산자위 관계자는 “아직 여야 간사 간 미팅을 한 번밖에 하지 않았다”며 “합의된 것이 아니니 아직까진 큰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선 ‘정쟁 국감’, ‘맹탕 국감’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등원 첫날인 6월 5일부터 원 구성 문제로 야당 의원들만 참가한 채 22대 국회가 개원했을뿐더러 국회 회기도 96일 만에 열리면서 ‘최장 지각 국회’라는 오명을 받았다. 최근 3개월간 야당의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쟁점 법안 강행처리, 이에 맞선 정부·여당의 ‘거부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반복돼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렇게 국정감사를 시행하면 누구 하나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증인 108명과 참고인 54명을 국정감사에 부르기로 의결했다. 김영섭 KT 대표를 비롯해 통신사에서 SK텔레콤, LG유플러스 부사장이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민의힘 소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관계자도 “현재까지 농해수위 증인은 5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엔 최수연 네이버 대표, 안정은 11번가 대표, 강한승 쿠팡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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