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관리용 바늘 재활용한 한의사…법원 “자격정지, 정당”

입력 2024-09-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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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통념상 의료인에 기대되는
바람직한 진료행위에서 어긋나는
도덕상 비난가능성 있는 진료행위”

▲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피부 관리에 사용하는 일회용 바늘을 재활용한 한의사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제1부(재판장 양상윤 부장판사)는 원고 A 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청구한 한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의사인 A 씨는 2002년부터 대구 중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했는데, 환자들의 피부에 화장품이 흡수되도록 0.25~0.5mm 길이의 일회용 바늘이 부착된 기기를 이용해 시술을 해왔다.

문제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이 같은 피부 시술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일회용 바늘인 멀티니들 MTS를 소독해 재사용하면서 불거졌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8월 의료법 시행령을 이유로 들며 A 씨의 행위가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2024년 2월 한 달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A 씨는 MTS 시술은 ‘진료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멀티니들 MTS는 철저히 소독한 후 1회에 한해 재사용했으므로 환자에게 건강상 문제도 생기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처분이 과중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A 씨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재판부는 멀니티늘 MTS가 의료기기법상 ‘피부를 자극해 의약품 등의 흡수를 돕기 위해서 사용되는 바늘이 달린 롤러 등의 기구’에 해당한다면서 ‘의약품 흡수 유도 피부자극기’라는 의료기기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시술기구, 방법, 내용, 시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부 손상 및 감염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의료행위”라는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시술에 일회용 멀티니들을 재사용할 경우 감염 등 위험이 있을 수 있고 소독 등의 조치 만으로 그 위험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없다”면서 “A씨의 위반행위는 사회 통념상 의료인에게 기대되는 바람직한 진료행위에 어긋나는 도덕상 비난가능성이 있는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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