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재용' 회장 사업 논의 구체화
5G 네트워크 장비 추가 수주 가능성도
미국 대형 통신 기업 버라이즌(Verizon)’의 주요 임직원들이 방한해 삼성전자와 사업 강화 방안을 협의했다.
버라이즌은 5세대(5G)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6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한스 베스트 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 회동 당시 나왔던 협력 방안도 구체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버라이즌 주요 임직원들이 이달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와 회동했다.
아담 코에페(Adam Koeppe) 기술전략 부사장, 린 콕스(Lynn Cox) 최고 네트워크 책임 부사장, 발라지 라가바차리(Balaji Raghavachari) 장치기술 부사장 등이 이준희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부사장) 등 삼성전자 주요 임직원들과 5G 네트워크 확장, 가상화무선접속망(vRAN) 기술 강화 관련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PC, 웨어러블 기기뿐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 등을 납품하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향후 버라이즌의 5G 네트워크 장비 추가 수주 계약 관련 논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버라이즌은 내년 5G 서비스 확대를 위해 올해 대비 4.3% 증가한 96억 달러(13조291억 원)의 설비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0년 버라이즌과 7조9000억 원 규모의 ‘5G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양사는 앞서 6월 이 회장과 한스 베스트 베리 CEO와의 뉴욕 회동 당시 논의했던 차세대 통신 분야 및 갤럭시 제품 판매 등에 대한 협력 방안도 구체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두 사람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 및 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 기술 전망 △기술 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버라이즌 고객 대상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협력 △하반기 갤럭시 신제품 판매 확대 협력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미팅 이후 이 회장은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통신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4월에는 유럽의 최대 통신사인 보다폰(Vodafone)그룹의 마르게리타 델라 발레 CEO가 직접 방한해 삼성전자와 유럽 전역에 걸쳐 양사의 오픈랜 입지를 강화하는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픈랜은 서로 다른 제조사가 만든 통신 장비를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화 기술을 말한다. 오픈랜이 상용화되면 특정 제조사에 대한 장비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설비 투자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2021년 6월 보다폰의 4G·5G 네트워크 장비 주요 공급사로 선정된 이후 사업 협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첫 경영 행보로 6세대(6G) 통신을 연구하는 삼성리서치를 찾아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연구개발과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