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축적에 유리한 네·카오, 슈퍼앱 선점 경쟁
네이버와 카카오가 메신저·검색·쇼핑·결제·지도 등을 넘어 이제는 디지털헬스케어 부문에서 소리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6년 총 82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에서 '슈퍼앱'(애플리케이션)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의 이용자 측면에서 고객의 전체 생애주기에 맞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병원 등 전문 기관 의료진의 단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디지털헬스케어 슈퍼앱이 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네이버는 누구나 일상에서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 첫발을 뗐다. 사내에서 테스트하던 의료 서비스를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대중화한 서비스 ‘네이버케어(NAVER CARE)’의 베타 서비스를 이달 시작했다. 네이버케어는 아픈 부위나 증상을 입력하면 예상 가능한 병명, 가까운 진료 병원을 찾아주는 온라인 증상체크 서비스다. 현재는 지도를 통한 병원 안내 기능을 넘어 향후 네이버의 예약, 결제 등의 서비스와 결합해 하나의 앱에서 예약부터 사후관리까지 디지털헬스케어의 전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혈당 특화 서비스를 시작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슈퍼앱 전략을 펴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2월 연속혈당측정기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PASTA)’를 출시했다. 파스타는 지금까지 50여 곳의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파스타 앱에 입력된 식사 기록, 운동 정보 등 생활 습관과 실시간 혈당 추이를 의사가 확인하고 교육과 진료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합병증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는 당뇨 환자들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생활습관까지 돌보겠다는 목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해당 기술들을 고도화해 추후 글로벌 시장에도 침투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각국 개인들의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의료 소버린 AI’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는 파스타의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네카오의 이러한 행보는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점유율을 확보한 슈퍼앱이 없다는 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2019년 약 137조 원에서 연평균 29.5%씩 성장해 2026년에는 약 826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나의 앱에서 개인의 생애주기에 맞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면 기업 간 거래(B2B)를 넘어 이용자들의 삶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의료진과 특정 질병군을 넘어 일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거란 관측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기업들의 신성장동력이 되고 있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라며 “이때 데이터를 축적하기 유리한 건 빅테크이기 때문에 빅테크가 디지털헬스케어 슈퍼앱을 차지하지는 것 역시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