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꺼질 듯 꺼지지 않는 형제의 난이 신동빈 회장의 구속으로 재점화 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동생 신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패해 일단락된 듯했던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형제의 난'은 같은해 12월 신 회장의 횡령ㆍ배임 혐의 일부가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다시금 수면 위로 올랐다. 당시 신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계는 신 회장의 일부 유죄 판결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실형을 면한 것에 집중했다. 롯데 그룹 역시도 안도감을 내비쳤고 이후 순환출자 해소 결정 등 ‘뉴롯데’를 위한 공격적인 경영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신 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판결은 지난번과 분위기가 다르다.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음에 따라 호텔롯데의 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와 광윤사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호텔롯데의 상장 등 신 회장이 추진하려는 경영전략에는 일본 측의 견제 여부가 관건이었다. 호텔롯데를 합병하기 앞서 상장하려는 이유 역시 일본 주주들의 지배력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함으로 분석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 회장의 구속은 일본 경영진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과 함께 광윤사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의 입지도 다시 커질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광윤사 등기이사 명단에 부인 조은주 씨를 등록하기도 했다.
일본롯데홀딩스와 광윤사, L투자회사의 호텔롯데 지분이 합계 99%를 차지하는 만큼 신 전 부회장 역시 호텔롯데를 경영권의 핵심 키로 쥐고 판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