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누적 26.6% 늘어 3589억 달러
8월 초반도 46.6% 증가로 쾌조 출발
반도체ㆍ가전 등 비대면 활성화 덕
델타변이 확산ㆍ인플레 리스크 우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장기화 속에서도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우리 수출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경제기관들은 올해 상반기 수출 호조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져 연간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이 수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6% 늘어난 3587억 달러다. 7월 누계기준으로 역대 1위 실적이다. 7월 한 달로는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최대치(554억 달러·전년보다 29.6%↑)를 찍었다. 이달 1~10일 수출액(127억 달러)도 46.4% 늘면서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3032억 달러)을 낸 우리 수출이 하반기 초반부터 쾌조 흐름이다.
우리 수출의 가파른 성장세의 원동력은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수출 포트폴리오(주력품목·신산업 품목 다양화)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소비재 수요 및 유가 상승 등으로 전통 제조업 품목인 자동차,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의 수출이 크게 반등했다. 반도체, 컴퓨터, 가전 등도 비대면 경제 활성화 덕분에 수출이 크게 늘었고, 신산업 품목인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수출도 한류 붐을 타고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바이오헬스, 전기차, 이차전지 등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K-방역과 탄소중립 이슈로 수출이 상승했다.
또 상반기 기준으로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 중동을 제외한 8개 지역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대(對) 아세안 수출(493억 달러)은 상반기에 대미국 수출(465억 달러)을 뛰어넘었고, 대 유럽연합(EU)·아세안 수출 합산액(807억 달러)은 대중국 수출(761억 달러)보다 많았다. 그간 중국(1위)과 미국(2위)에 편중됐던 수출 의존도가 크게 완화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수출 품목의 고른 성장과 수출 지역 다변화가 우리 수출의 높은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제기관인 산업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수출 상승세가 이어져 연간 수출이 각각 6105억 달러, 6053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사상 최대치인 2018년 6048억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수출 호조세가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확실성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수출은 하반기에도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국제적인 공급망이 손상을 입을 땐 수출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국제 경제가 코로나19에 대응해 대규모 재정정책도 사용하고 있고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자동차·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는 계속해서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델타 변이 확산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수출이나 국제 경기가 꺾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와 관련해서는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신규 업체 진입 등으로 인해 공급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