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확실성과 정부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
현실적으로 수소 연료 대신 지속가능항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린 에어버스 지속가능성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포리 CEO는 “2035년이 수소 여객기가 항공 서비스에 진입하는 현실적인 시점”이라며 “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등유의 세 배로, 기술적으로 항공유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다만 2035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에어버스는 새로운 수소 비행기 프로그램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인 2027~28년까지 규제 환경에 대한 확실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포리 CEO는 “탈 탄소 도전은 항공사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적절한 가격대의 수소 연료를 적시 적소에 확보하는 문제”라며 정부가 환경 구축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현재 에어버스 엔지니어들은 수소를 동력원으로 하는 다양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에어버스는 그중에서도 수소를 액화해 섭씨 영하 253도에서 저장하는 기술을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선 기존 연료 저장고의 4배 크기의 공간이 필요하며 항공기 본체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기술적 장애물을 극복하더라도 포리 CEO가 언급했듯이 정부 차원의 보조도 필요한 게 현실이다. FT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녹색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공항을 비롯한 여러 기반시설의 저장 시설 사항을 바꾸는데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프랑스와 독일이 수소를 포함한 에너지 사용과 관련해 투자금을 지원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에어버스의 청사진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보낸다. 현재 에어버스가 계획 중인 수소 비행기는 단거리 비행에 국한된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3%가 중장거리 비행에서 발생하는 만큼 실질적이고 빠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수소 연료로의 교체 작업 대신 지속가능한항공유(SAF)의 도입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앨런 엡스타인 MIT 항공학 교수는 “SAF가 상업용 항공을 녹색화하는 유일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이라며 “수소 여객기의 타당성은 향후 20년간 기술 문제보다 국가 정책과 규제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어버스 경쟁사인 보잉의 데이브 칼훈 CEO 역시 “2050년까지 우리가 언급하는 사업엔 수소 비행기 도입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SAF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FT는 “항공사들은 SAF부터 전기 배터리, 수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을 연구 중”이라며 “에어버스 역시 다양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고 SAF를 포함한 여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